-생전퇴위 방식 두고도 아베 총리와 갈등 -일왕 반대에도 특별법 통한 퇴위 가닥
[헤럴드경제] 일본 정부가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생전퇴위를 인정하는 특례법의 정부안을 확정한 가운데, 일왕이 논의 과정에서 나온 발언과 퇴위 방법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1일 보도했다.
마이니치는 아키히토 일왕이 지난해 11월 열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사적 자문기구인 ‘천왕의 공무 분담 경감 등에 관한 전문가 회의’(이하 전문가회의)에서 자신의 생전 퇴위에 대한 논의가 특별법 제정을 통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에 불만을 토로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회의는 아베 총리의 자문기관이지만, 회의의 구성원들에 아베 측 인사들이 많았던 데다 논의 결과도 정부 여당의 주장과 같은방향으로 흘러 정치권에서 비판이 제기됐었다.
일왕 퇴위를 둘러싸고는 그동안 특별법을 제정해 퇴위를 현재의 일왕에 한정하는 방식과 황실전범(皇室典範·왕위 계승 방식을 규정한 법률)을 개정해 후대에까지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방식에 대한 주장이 맞섰다. 아베 총리와 여당 자민당은 특별법 제정 방식을, 일왕과 대부분의 국민들은 황실전범 개정 방식을 주장했다.
특히 전문가회의에서 나온 우익 인사들의 막말에 일왕이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는 내용이 전해지며 문제가 됐다. 히라카와 쓰케히로(平川祐弘) 도쿄대 명예교수 등은 회의에서 “일왕은 궁중 제사에서 기도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 그것 말고 일왕의 역할이 얼마나 있겠나”고 말했고, 이를 전해들은 일왕은 자신의 공무가 부정됐다며 충격을 받았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일본 정부는 계속 특별법 방식으로 일왕 퇴위를 추진해 결국 지난 19일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특별법의 정부안을 확정했고 이 법안은 조만간 국회 통과가 예상된다. 아베 정권이 이 방식을 강행한 것은 상대적으로 긴 시간 논의가 필요한 황실 전범 개정 방식을 피해 일본 총리와 우익들의 숙원인 헌법개정에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키히토 일왕은 특별법 제정 방식에 대해 “퇴위가 1대에 한정되는 방식이면 사람들이 내가 제멋대로라고 생각할 것 같아 좋지 않다”며 “제도화(황실전범 개정)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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