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멧 미안해.' 죄없는 헬멧은 오늘부로 그만 던지자.
'헬멧 미안해.' 죄없는 헬멧은 오늘부로 그만 던지자.

흔히들 야구는 멘탈 스포츠라고 말한다. 기술적인 면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심리적 요인이다. 멘탈이 중요하지 않은 스포츠가 어디 있겠냐만은 야구는 멘탈 하나로 천당과 지옥을 오갈 수 있다. 마음만 단단히 먹으면 어떤 상황이든 극복할 수 있지만, 반대로 한 번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고야 만다. 그래서 선수들은 스스로 심리 상태를 잘 다스리고 냉정함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야구는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니기에 내 감정이 팀에 미치는 영향 역시 중요하다. 간헐적으로 나오는 나의 ‘헬멧 패대기’는 그 부분에 있어서 치명적인 결점이다. 팀원들의 실수에는 ‘괜찮아, 괜찮아’라며 관대하지만, 내가 하는 실수는 좀처럼 스스로 용납하지 못해서 그 분노는 항상 헬멧이나 글러브 패대기로 이어졌다. 승부욕도 강하거니와 타인보다 나 자신에게 더욱 엄격한 성격 탓도 분명 있었다.야구는 실수의 스포츠다. 돈을 받고 야구를 하는 프로야구 선수들도 실수를 한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실수를 줄여나가느냐에 달려 있다. 그래서 ‘실수를 할 수도 있다’라는 생각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한 번의 실수로 처져있기 보다는 ‘한 번 실수할 수 있지 뭐’라는 마음으로 훌훌 털어버리고 다음 플레이에 집중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더 나아가 실수를 통해 다음에 더 좋은 플레이를 하면 되는 것이다.사실 이는 뻔히 아는 이야기임에도 경기 중에 실천하기가 쉽지가 않다.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 주장에게 경기 중 혼이 나고서야 스스로 치미는 분노를 조절하는 법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그 순간 귀를 잡아당긴다거나, 허벅지를 꼬집는다거나. 어떻게든 빠르게 분노를 떨쳐버리고 ‘무심(無心)’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특히 내 포지션인 포수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나 자신도 컨트롤하지 못하는 포수가 어떻게 흥분한 투수를 다독이고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을까. 단순히 공을 잘 던지고 잘 받는 것 외에도 터득해야 할 것들이 산적해있는 요즘이다. 이러한 과정들이 더 나은 선수, 나아가 더 나은 인간으로 만드는 자양분이 되리라 믿는다.*정아름 기자는 눈으로 보고, 글로만 쓰던 야구를 좀 더 심도 깊게 알고 싶어 여자야구단을 물색했다. 지난 2016년 5월부터 서울 다이노스 여자야구단의 팀원으로 활동 중이다. 조금 큰 키를 제외하고 내세울 것이 없는 몸으로 직접 부딪히며 야구와 친해지려고 고군분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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