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재 자리 뒷편 2개의 문 재무부 장관이 의장인 시절 장관 대기실 독립 이후엔 격론시 의견조정 위한 소회의실 활용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우리나라의 통화정책이 결정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에는 일반인이 모르는 내밀한 공간이 있다. 바로 ‘내실’이다.

회의실 내 총재 자리 뒤편 벽에는 ‘제1차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장면을 그린 대규모의 유화가 있는데, 그 양편에 쪽문이 하나씩 나있다. 그 문을 통해 들어가면 숨겨진 방, 내실에 들어갈 수 있다.

내실의 존재는 한은이 본관 리모델링을 위해 삼성 본관으로 이전하기 직전 언론에 회의실을 공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금통위 회의실은 ‘제한구역’으로 출입이 철저히 관리되는 곳이라 회의실 구조를 제대로 아는 사람들은 금통위원들이나 부총재보 등 일부 임원들뿐이다. 특히 내실에 들어가 본 사람은 이주열 총재 등 금통위원 7명과 금통위 실장 등 8명밖에 없다.

내실은 과거 재무부 장관이 금통위 의장을 맡던 시절 장관의 대기실로 사용됐다. 하지만 1998년 금통위 의장이 한은 총재로 교체되는 등 한은이 독립적으로 기준금리를 결정하게 되자 용처가 바뀌었다. 회의 중 위원들간 격론이 벌어질 때 ‘쿨 다운(Cool Down)’을 하고자 휴정을 하면, 이곳에서 금통위원 간 이견을 조율하는 소회의실로 활용됐다. 박승 전 총재 때 금리 방향에 대한 위원들간 의견 차이가 커 내실을 가장 자주 사용했다 후문이다.

최근에는 금통위 회의에서 위원들 간 격론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본회의 1주일 전부터 다양한 회의 등을 통해 서로 이견을 조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은은 금통위 본회의 1주일 전 경제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위원들에게 수출 실적, 물가 동향 등의 데이터를 보고한다. 또 하루 전엔 동향보고회의를 열고 금리 방향과 관련한 본격적인 토론을 시작한다.

이에 내실의 이용 방법도 달라졌다. 총재와 금통위원들이 장시간 회의로 지칠 때 잠시 티타임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위원들끼리 차 한잔을 하며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된 것이다.

한편 금통위 회의실은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회의실 출입은 관리 책임자의 인가를 받은 사람에 한해 가능하며 출입 기록은 별도로 관리된다. 금통위 회의에 참석할 때는 휴대전화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또 도청을 막고자 창문에 도청 방지시스템을 달아 방해 전파를 쏜다. 근처 높은 건물이 많은 특성상 도촬(도둑 촬영) 가능성을 고려해 창문엔 늘 두꺼운 커튼을 친다. 회의 때는 겨우 햇빛만 들어올 수 있을 정도로 반만 열어 주변 건물에서 회의실 내부 상황을 알아차릴 수 없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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