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 만기 2년에 불과 시장에서 사실상 우리은행 인수로 인식 매물 선점ㆍ세금 이슈 피하려는 속내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우리은행이 아주캐피탈을 인수한 사모펀드(PEF)에 1000억원을 투자해 주목된다.
우리은행은 시세차익을 노린 재무적투자자(LP)라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우리은행이 사실상 아주캐피탈을 인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은행이 아주캐피탈 인수에 직접 나서지 않고, PEF를 내세운 이유는 무엇일까.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생 PEF 운용사인 웰투시인베스트는 이달 말께 아주산업과 아주캐피탈 지분 74.03%를 31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아주캐피탈은 현재 아주산업(71.49%)과 아주모터스(2.54%)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아주캐피탈은 아주저축은행의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따라서 웰투시인베스트는 아주캐피탈 인수와 함께 아주저축은행까지 함께 가져올 수 있게 된다.
이 매매 계약이 금융권의 관심을 끄는 것은 우리은행이 이 PEF에 LP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PEF에 1000억원을 출자했고, 과점주주인 키움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각각 400억원과 100억원을 투입했다. 우리은행은 오는 15일 열리는 이사회에 관련 내용을 보고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아주캐피탈 인수와 관련, 단순히 시세차익을 노린 LP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번 딜을 진행 중인 부서는 자회사 인수를 담당하는 미래전략부가 아니라 IB그룹 산하 투자금융부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사실상 우리은행이 아주캐피탈을 인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지난 1월 취임 당시 “캐피탈, F&I, 부동산관리회사 같은 작은 규모의 회사부터 인수합병(M&A)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후 시장에서는 우리은행을 아주캐피탈의 잠재적인 인수 후보자로 거론해 왔다.
하지만 우리은행이 직접 인수에 나서지 않은 것은 지주사 전환 전에 자회사를 늘리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지주사 전환시우리은행의 자회사를 지주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주식평가에 따른 양도차익이 생겨 세금부담이 커진다. 우리은행 입장에선 지주사 전환하기 전까지는 몸집을 가볍게 가는 게 유리하다.
그렇다고 아주캐피탈 같은 매력적인 매물을 놓치기에는 아쉽다. 아주캐피탈은 자산 5조원 규모의 캐피탈사로, 자동차 할부금융이 주력 사업이다. 개인신용이나 기업금융을 취급하는 다른 캐피탈사보다 은행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또 과거 우리파이낸셜(현 KB캐피탈)을 통해 자동차금융 시장을 경험한 적이 있어 생소한 사업 부문도 아니다.
인수 가격 역시 매력적이다. 당초 아주캐피탈이 시장에 나왔을 때는 인수가가 5000억원으로 예상됐지만, 몇 차례의 유찰로 30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 시가 총액이 4500억원임을 고려해도 상당히 할인된 가격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우리은행이 아주캐피탈을 싼 가격에 지분을 선점하고자 PEF를 동원한 고육지책을 쓴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인수ㆍ합병(M&A) 업계에서는 직접 인수가 어려울 때 LP 자격으로 참여해 펀드 청산 후 해당 회사를 인수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산업은행도 금호생명 지분을 직접 인수하기 어려워 칸서스자산운용과 함께 KDB칸서스밸류PEF를 만들어 인수한 바 있다.
아주캐피탈을 인수할 PEF의 만기가 2년이라는 점도 설득력을 더한다. 5~7년 만기로 움직이는 보통 PEF 만기보다 짧다. 즉 배당이나 시세차익이 목적이라기보다 펀드 청산 후 잔여 지분 인수를 염두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우리은행 입장에선 PEF로 당장 싼 가격에 아주캐피탈을 홀딩(holding)할 수 있고, 인수를 안한다 해도 우리은행의 지분 참여를 통해 시장의 기대가 높아지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며 “인수에 함께 참여한 과점주주들도 싼 가격에 매입한 캐피탈 지분을 지주사 지분으로 맞교환할 수 있는 부과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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