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일 중 평균 7.9일 밖에 못써 휴식권 보장해야 소비도 진작 정부가 지난 25일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 방향’에는 흥미로운 내용이 포함됐다. 정부가 기업과 함께 근로자들의 휴가비를 지원하는 ‘체크 바캉스’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긴 근로시간에 허덕이는 국민들의 휴식권을 보장해 국가 생산성을 제고하면서, 소비의 기회를 늘려 내수시장의 불을 지피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인 것으로 해석된다. ▶관련기사 2면 복지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국민들의 휴가에 국가재정을 동원해야하느냐에 대해선 논란의 소지도 있다. 하지만 정부가 이런 처방을 검토할 정도로 직장인들의 휴식 여건은 열악하기만 하다. 산업연구원의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연차 사용일수는 평균 7.9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여받는 휴가 평균일수 15.1일 중 절반 밖에 쓰지 못한다는 의미다.
바캉스 시즌이 최절정에 달하는 여름휴가 기간만 놓고보면 실제 휴가일수는 더 줄어든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조사 결과를 보면 평균 여름 휴가일수는 4.4일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근로자 300인 미만 기업은 4.2일로 더 짧았다.
그렇다면 근로자들이 채 소진하지 못하는 연차 7.2일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산업연구원의 분석 결과 사용근로자 1400만명을 기준으로 부여된 연차를 모두 사용할 경우 국내외 여행 등 여가소비 지출액은 16조8000억원, 생산유발액은 29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소진 휴가 7.2일이 전체 부여휴가의 47%인 것을 감안하면, 산술적으로 계산했을 때 여가소비에선 7조9000억원, 생산유발에선 13조7000억원 정도의 경제적 효과가 허공에 날아가는 셈이다. 물론 미소진 연차만큼 근로시간이 늘어나면서 발생하는 경제 효과를 감안하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충분한 휴식에 따른 재충전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생산성 향상은 돈으로 환산하기 힘들다.
한 경제학자는 “‘근로시간이 곧 생산효율’이라고 여겨지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며 “정부가 온갖 방법을 동원해 내수를 살리기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시장에 돈이 돌기 위해선 경제 구성원들이 돈을 쓸 여건을 만들어주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라고 조언했다.
유재훈 기자/igiza77@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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