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의장-원내대표 회동 이후 與野 대변인 다른 브리핑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지난 28일 국회의장과 여야 교섭단체 4당 원내대표 회동 직후 여야 대변인이 서로 다른 브리핑을 하면서 여야 입장차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주려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합의’를, 이에 대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미묘한 기싸움을 벌였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좌)과 김정재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좌)과 김정재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좌)과 김정재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좌)과 김정재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

강훈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어제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통공약 법안 62개와 무쟁점 법안에 대해 신속히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공통공약은 각 당 정책위 중심으로 향후 어떻게 법안을 통과시킬 건지에 대해서 계속 논의하는데 신속하게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의장께서도 법안이 많이 통과되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전달했고 여야 교섭단체 간사단에게 무쟁법 법안의 빠른 통과를 독려했다”며 “동시에 교섭단체별로 상황을 점검하는 책임자를 둬서 그 책임자들이 국회사무처와 함께 논의하고 진행된 사안들을 확인해서 무쟁점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이날 회동에서 논의된 법안 처리와 관련해서 브링핑 시종일관 ‘합의’를 강조했다.

그러나 바로 이어진 김정재 한국당 원내대변인의 브리핑은 ‘합의’보다는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 강 대변인과대조됐다.

김 대변인은 “강 대변인의 브리핑과 다르게 합의가 안 된 부분이 많아서 다시 말씀드린다”고 전제하며 “공통법안 같은 경우는 정책위에서 한 명, 간사 두 명 정도로 각 당에서 3명씩 하면 어떻겠냐 제안만 됐다. 실질적인 논의는 수석부대표에게 일임한 상태”라고 말했다.

무쟁점 법안에 대해서 김 대변인은 “2500여건의 법안이 있는데 각 당에서 지정해서 처리하자는 의장의 제안이 있었지만 야당 일부는 무쟁점 법안은 의원들 각자 사정에 따라 낸 법안이 있어서 사실상 중요하지 않다”면서 “더 중요한 것은 쟁점 법안이다. 국민 실생활과 관련이 있지만 고착상태에 있는 법안을 논의하는 게 더 필요하다고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여당의 ‘합의’ 분위기보다는 각 상임위 간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국민이 필요한 법안을 통과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야당의 입장을 전했다.

이에 더해 김 대변인은 “결정된 것은 사실상 아무것도 없다. 제안한 것을 갖고 큰 틀에서 논의를 해라 정도였다”며 “‘협의’와 ‘합의’를 잘 구별해주셨으면 좋겠다. 오늘 특별히 합의된 부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민주당이 신속 처리하기로 합의했다는 62개 공통공약 법안에 대해서 야당 원내수석실과 정책위실에서는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당 정책위의장실 관계자는 “62개 법안이 무엇인지 전해받은 바 없다”고 합의 사실을 일축했다. 원내대표와 현안을 조율하는 원내수석실에서도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국회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여야의 협치 모양새를 보여주겠다는 여당과 정부에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야당과의 기싸움은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th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