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군, 북한군 총성 울린 후 16분 간 귀순병사 수색 -총상 입은 귀순병사, 최소 28분 간 방치

[헤럴드경제=이정주 기자] 지난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발생한 북한군 귀순 관련 폐쇄회로(CC)TV 녹화영상이 지난 22일 전격 공개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우리 군의 대처’ 등을 두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JSA 내에서 총성이 울린 후 우리 군이 자유의집 인근에 쓰러져 있던 귀순병사를 찾기까지 소요된 ‘16분’과 총상을 입은 귀순병사가 ‘최소 28분’ 이상 방치됐다는 점 등이다.

23일 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유엔군사령부의 CCTV 영상 공개에도 불구하고 우리 군의 대처 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건 직후 합동참모본부와 국방부 등 발표에 따르면 북한군 귀순 당시 결정적인 시간대는 15시 15분과 31분, 56분 등 총 3가지로 압축된다. 유엔사가 공개한 영상에서도 이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내에서 귀순병사를 쫓던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을 넘고 있다. [사진=유엔사 CCTV 영상캡처]
지난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내에서 귀순병사를 쫓던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을 넘고 있다. [사진=유엔사 CCTV 영상캡처]

먼저, 15시 15분은 귀순병사가 차에서 내린 후 전력질주로 군사분계선(MDL)을 통해 남쪽으로 넘어온 시각이다. 15시 31분은 우리 군이 열상감시장비(TOD)를 통해 처음으로 총상을 입은 귀순병사를 발견한 시각이다. 15시 56분은 우리 군 대대장 등 간부 3명이 포복으로 접근해 귀순병사를 구조해 낸 시각이다.

문제는 지난 22일 유엔사가 공개한 CCTV 영상 중 새로운 장면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총상을 입은 귀순병사가 우리 측 자유의집 인근 건물 벽에 기대 누워있는 캡처 화면으로 녹화시각은 15시 43분으로 기록됐다. 당초 합참 등은 우리 군이 15시 31분경 TOD로 귀순병사를 발견, 56분에 구조를 완료하는 식으로 설명했다. 발견 직후 구조에 돌입해 구조과정에 약 25분이 소요되는 것으로 이해하기 쉬운 대목이다.

그러나 CCTV 영상에서 귀순병사는 15시 43분까지 홀로 방치된 점을 고려하면 빨라도 43분 이후에야 우리 군이 구조에 돌입한 셈이다. 이를 역산하면 귀순병사는 15시 15분 추격조에 총격을 당한 이후 43분까지 최소 28분 간 구조되지 못한 채 방치된 셈이다. 유엔사가 이같은 CCTV 영상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구조 장면은 굳이 TOD 영상을 공개한 것은 대대장 ‘영웅담 논란’을 의식했다는 분석이다. TOD 영상을 통해 부사관 2명과 함께 출동한 대대장이 후방에서 엄호자세를 취하고 있는 장면이 나타났다.

유엔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TOD로 15시 31분 즈음 귀순병사를 발견 후 CCTV를 돌려 고정시킨 후 영상을 찍었다”며 “CCTV에서 43분 장면은 스냅샷을 찍은 것”이라고 말했다. 부사관 2명이 귀순병사를 구조하는 CCTV 영상을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여러 논의 결과를 통해 판단한 것”이라며 “더 이상 추가 영상을 공개할 의사는 없다”고 답했다.

JSA 내에서 북한군 총성이 울린 15시 15경 이후 귀순병사를 발견하는 15시 31분까지 ‘16분’에 대한 논란도 여전히 남아 있다. 돌발상황에 대한 준비태세를 감안하더라도 MDL을 넘은 귀순병사를 찾기까지 소요된 시간이 지나치게 길다는 지적이다.

지난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내에서 귀순하던 중 총상을 입은 북한군이 남측 건물 벽쪽에 누워있다. [사진=유엔사 CCTV 영상캡처]
지난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내에서 귀순하던 중 총상을 입은 북한군이 남측 건물 벽쪽에 누워있다. [사진=유엔사 CCTV 영상캡처]

이에 대해 유엔사 관계자는 지난 22일 브리핑에서 “당시 상황을 CCTV로 파악하고 있었지만 급박한 상황 때문에 정리될 때까지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었다”며 “무장한 북한군의 위협을 판단하기 어려워 미군은 매뉴얼대로 총괄 지휘를 맡고, 한국군 대대장은 현장으로 급파됐다”고 말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결과만 놓고 보면 사건 발생 후 우리 군이 귀순병사를 찾기 까지 걸린 16분이 길게 느껴지지만, 현장에선 다르다”며 “일상적인 업무 중 돌발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상황실 정리, TOD 영상 관찰 등을 동시에 하다보면 그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총상 전문의’로 불리는 수원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에게 두 차례에 걸쳐 수술을 받은 귀순병사 오모(24)씨는 상태가 호전돼 지난 21일부터는 물을 마시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지난 22일 브리핑에서 “환자(귀순병사)는 사망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주말즈음 일반병실로 옮겨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