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가 지난달 3.3㎡당 980만원 2013년이후 4년만에 하락 전환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54.7% 11월 미분양 1593가구 8월의 7.5배
“투자하겠다는 사람도, 시겠다는 사람도 없어진 지가 반년은 됐죠. 값을 시세보다 낮춰도 안 팔려 전ㆍ월세로 돌린 매물도 늘었습니다.” (부산진구 B공인 관계자)
한때 뜨겁게 달아 올랐던 부산 부동산 시장이 싸늘하다. 이 지역 가계빚이 단기간에 급증한 가운데 미분양 물량 적체와 대규모 입주가 겹치며 거품이 빠지는 모습이다.
5일 부동산114의 시세 동향에 따르면 부산시 아파트 3.3㎡당 매매가격은 지난 12월 기준 980만원으로 전달보다 0.1% 하락했다. 한국감정원이 집계하는 매매가격지수는 2013년 9월(87.9→87.8) 이후 4년만에 하락 전환이다.
눈덩이로 불어난 가계대출 규모는 시한폭탄으로 지목된다.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최근 발표한 ‘부산지역 가계부채 리스크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살펴보면 부산지역의 가계대출 규모는 59조6000억원이었다. 2010년 말 31조4000억보다 약 2배 수준으로 늘어난 규모다. 9월 기준 가계대출 중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4.7%로 2010년(52.1%)보다 2.6%포인트 상승했다. 7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11.0%로 기타 대출 증가율(3.7%)을 크게 웃돌았다.
한국은행 부산본부는 보고서에서 “부산지역의 주택가격 상승과 저금리 기조로 주택담보대출이 꾸준히 늘었다”며 “분양수요가 다른 지역보다 높고 도시정비사업 확대로 2015년부터 집값이 크게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실수요와 투자자의 집중으로 수년간 이어진 청약 광풍의 이면엔 미분양 증가란 역효과를 불렀다. 국토교통 통계누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부산지역의 미분양은 1593가구로 8월(212가구)의 약 7.5배로 늘어났다. 세부적으로는 기장군이 442가구로 가장 많고 부산진구(372가구), 사하구(211가구)가 뒤를 이었다. 9월 29가구에 불과했던 부산진구의 미분양은 13배 규모로 늘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작년 조정대상지역 지정 이후 대상에 포함된 부산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장에선 추가규제와 올해부터 진행되는 대규모 입주물량이 침체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실제 현지 공인중개소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부산 남구에서만 9700가구가 집들이를 할 예정이다. 해운대구(6739가구), 부산진구(7324가구)의 입주물량도 많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시장이 조정기를 거치더라도 선호도가 높은 도심과 외곽의 양극화는 불가피하다”며 ‘대출이 어려워지고 매수심리가 위축될수록 미분양은 더 적체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부동산 호황기에 시세차익을 노리며 분양에 뛰어든 실수요자들의 하소연은 투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잇따른다.
지난해 빚을 내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는 한 지역민은 ”몇 년간 이어진 광풍에 규제에 둔감했던 이들이 빚더미에 깔린 셈“이라며 ”작년 하반기 투자자들이 현금을 회수하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했다“고 토로했다.
정찬수 기자/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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