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33만채 불과…매수우위 자산 여력 많은 고령자 늘어나 지난해 송파구 새 인구유입 최대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강남 아파트값이 많이 오르는 이유로 가장 먼저 언급되는 건 수급상황이다. 강남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들에 비해 아파트 물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6년 기준 강남3구엔 모두 33만6975채가 있다. 강남구에 가장 많은 13만924채가 들어서 있고, 최근 새 아파트가 많이 지어진 송파구에 11만3627채, 서초구엔 9만2424채가 각각 지어져 있다. 이는 전국 주택(1669만2230채)의 2%에 불과하다.
반면, 강남 아파트를 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넘쳐난다. 기존 강남 거주자는 물론 강남으로 신규 진입하고자 하는 고소득자 및 자산가들이 전국에서 강남 아파트를 쳐다보고 있다.
KB금융경영연구소 ‘2017 한국 부자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금융자산만 10억원 이상 보유한 사람이 국내 24만명이나 된다. 부동산 등 다른 자산을 합하면 대부분 수십억원대 부자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중 강남3구에 거주하는 사람은 3만9000여명에 불과하다. 이들의 상당수는 강남에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일 가능성이 높지만, 안정적인 자산으로 강남 아파트를 노리는 추가 수요가 상당할 것이라는 게 금융권 PB(프라이빗 뱅커)들의 설명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지방 자산가 고객들이 강남에 아파트를 사고 싶다는 상담히 가장 많다”며 “저금리 시대에 강남 아파트 만큼 투자수단으로서도 안정적인 게 없다는 인식이 많다”고 말했다.
최근 강남 아파트 매수세를 살펴보면 특이점이 발견된다. 자산규모가 크고 소비여력이 있는 노년층 전입이 많아졌다는 사실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서초구에 전입한 80세 이상은 1001명이다. 80세 이상 서초구 전입 인구는 2000년대 초반 연간 500명대 수준이었으나, 2013년 1000명을 넘어선 이후 줄곧 이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물론 ‘전출’도 많이 하지만 대부분 같은 강남권을 맴도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강남에 살던 80세 이상 가운데 모두 139명이 이사했는데, 같은 강남으로 옮긴 사람이 47명으로 가장 많다. 다른 서울지역으로 이동한 사람은 88명으로 63% 수준이다.
전영수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기존에 강남에서 거주하는 사람 뿐 아니라 외곽에 갔던 노년층이 최근들어 강남으로 돌아오는 현상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강남에서 제공하는 의료, 간병 서비스 등 환경이 좋기 때문에 자산가 일수록 서울 강남을 선호 한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고령화 사회가 진행될수록 강남권 거주자의 평균 연령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파구는 지난해 서울 25개 구가운데 인구가 늘어난 몇안되는 지역이다. 지난해 서울 인구는 9만8486명 줄었다. 147만여명이 들어왔는데 157만여명이 나갔다. 서울 인구는 1990년 이래 매년 감소하고 있다. 그런데 송파구는 서울에서 가장 많은 11만872명이나 전입해 3718명이나 인구가 늘었다. 최근 강남 집값 상승세의 가장 큰 원인은 늘어난 인구였던 셈이다.
이재국 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부동산 담당)는 “정부가 규제를 강화할수록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현상이 있어 강남 집값은 쉽게 빠지긴 어려울 것”이라며 “강남 거주자를 무작정 투기수요라고 볼 게 아니라 정확한 수요조사를 통해 합리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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