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탄광서 근무 진폐증 앓다 폐렴으로 사망한 근로자 유족 소송 -“다른 질병과 복합 작용했다면 업무상 재해로 봐야”…1심 판결 뒤집어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탄광에서 장기간 일한 근로자가 폐렴으로 사망했다면, 노환이나 다른 질병이 겹쳤더라도 업무상 재해를 인정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8부(부장 이재영)는 탄광 근로자 A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는 “근로복지공단 측 자문의사는 A씨 사망이 진폐와 연관 가능성 적다는 소견을 밝혔으나, 그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한 것은 아니다”라며 “A씨는 진폐증 및 그 합병증으로 인해 폐기능이 지속적으로 저하돼 폐렴이 발병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망 주된 원인이 업무상 질병인 ‘진폐증’이 아니라도 다른 질병과 복합적으로 작용해 사망하게 됐으므로 업무와 A씨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 있다”고 판단했다.
A씨는 1979년부터 10년간 강원도 강릉시에 위치한 탄광에서 일하며 진폐증을 앓았다. 진폐증은 폐에 분진이 쌓여 나타나는 질병으로 주로 광물업계, 건설업계 종사자들에게 발생한다. 그는 이후 2005년 활동성 폐결핵을 진단받고 병원에서 산재요양을 받고 8년간 투병생활을 해오다 2013년 폐렴으로 사망했다.
A씨의 부인 김모 씨는 진폐증 및 그 합병증이 A씨 사망에 영향을 미쳤으므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보상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진폐로 인한 폐기능 장해가 사망에 영향을 줄 정도로 악화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절당했고, 이에 불복한 김 씨는 행정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폐렴 발병에 주된 영향을 미친 것이 진폐증인지에 대해 의학적 소견이 일치하지 않는다”며 “A씨가 사망 당시 77세의 고령으로 다양한 질환을 앓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노화에 따른 면역력 저하 등도 폐렴 발병에 기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판결, 근로복지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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