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980년 법 제정 이후 유지돼오던 전속고발제를 일부나마 내려놓기로 한 데는 기업 비리에 불투명하고, 선택적으로 대응한다는 국민들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여기에 현 정부 들어 경제민주화와 공정경쟁 화두가 부각되면서 공정위에 쏠리는 업무 분산을 위한 권한 나누기의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공정위가 전속고발제 폐지를 논의하기 시작한 것은 김상조 위원장 취임 이후부터 본격화됐다. 이전 공정위는 사실 전속고발제를 놓지않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다. 지난해 2월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임시국회에서 전속고발제 폐지를 주장하면서 논의의 불씨가 지펴지자 공정위에선 고발요청 기관을 늘리는 등의 대안을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방어논리를 펴기도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취임 직후 “이전 공정위가 주요 사건, 정책결정에서 전문성과 일관성을 확보하지 못한 사례, 공직윤리를 의심받을 만큼 절차적 투명성이 훼손사례가 있었다”고 폐단을 지적하며 전속고발제 폐지는 급물살을 탔다.
공정위가 전속고발제를 내려놓기로 한데는 공정위의 인력과 자원만으로 물밀 듯 밀려드는 사건과 민원처리 역량이 포화상태에 들어섰다는 판단도 배경에 깔려있다.
김 위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공정위에 1년 동안 약 4000건의 신고사건과 5만건의 민원이 접수되는데, 전 세계 어떤 경쟁당국도 이런 사건처리 부담을 지고 있지않다”며 “문제를 보다 신속하고도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그 속에서 공정위가 정말로 집중해서 다뤄야 할 중요한 사건들에 그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검찰이 담합ㆍ입찰ㆍ가격 등 경제사건에 고발권을 갖게 되면서 기업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속고발권이 폐지될 경우 공정거래사건에 대한 검찰의 직접 개입이 가능해져, 기업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경우 검찰이 시장논리와 고도의 경제분석이 필요한 경쟁제한성 등의 고려없이 형사처벌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법적 분쟁에 대응할 역량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의 경우 검찰의 고발이 기업 존폐를 가를 수도 있는 위협요소가 될 공산도 크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기업의 불공정행위를 제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언제 검찰로부터 고발을 당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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