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투톱’은 없다”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이 출범하면서 가장 눈길을 모으는 것은 청와대와 내각의 역할 분담과 협력관계의 재정립이다.
1기 경제팀에서 ‘경제사령탑’인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사실상 실세로 평가됐던 장하성 전 정책실장 간의 계속된 파열음으로 경제정책의 혼선은 물론 시장의 불안으로까지 번졌던 교훈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때문에 청와대는 2기 경제팀에선 홍남기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경제정책을 주도하는 ‘원톱’임을 애써 강조하고 있다. 윤영찬 청와대 수석은 이번 인사 이후 “홍 후보자는 야전사령탑으로서 경제를 총괄하고 김수현 정책실장은 포용국가의 큰 그림을 그려나갈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실장 역시 한껏 몸을 낮추고 있다. 장 전 실장의 ‘실세’논란이 1기 경제팀의 엇박자와 함께 정책신뢰도를 깎아내렸다는 평가가 높았다는 데 있는 것이다. 김 실장은 “문 대통령은 제게 ‘사회ㆍ경제 정책의 통합적 운영’이라는 방향을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경제 운용에 있어선 부총리에게 확실히 힘을 실어달라는 의미로 봤다”고 했다.
하지만 안팎에선 김 실장의 몸 낮추기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김 실장이 임명되자 마자 ‘왕실장’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문 대통령의 높은 신임을 받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국정기조인 ‘포용국가’의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홍남기 후보자는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원톱’보다는 혁신성장을 중심으로 한 경제활성화에 초점을 맞추며 자연스럽게 역할분담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노골적인 비판도 끊이질 않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경우 자신의 SNS를 통해 “(김 실장이) 부동산 위기의 원조이고, 탈원전 정책의 주역이며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이너서클 멤버”라며 “김수현 ‘원톱’이 틀림없는 상황에서 말 잘 듣는 관료 출신 홍 후보자가 이너서클에 이념편향적인 왕 실장에게 끌려다니면 이 나라 경제는 끝장”이라고 날을 세웠다.
유재훈 기자/igiza77@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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