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통신국사 안전점검하고도…8개월만의 참사 - “아현국사 등 D등급은 포함조차 안돼…자체 점검” - 500m 미만 통신구도 소방설비 설치 추진…뒷북대응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지난 24일 발생한 KT 아현국사 건물 통신구 화재는 정부의 지난 3월 국가안전대진단 실시 후 불과 8개월 만에 일어난 참사였다.
정부의 허술한 점검이 빚어낸 예고된 통신대란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26일 정부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올해 3월13일 김용수 제2차관이 ‘2018 국가안전대진단’의 일환으로 KT혜화국사를 비롯한 주요 통신시설 36개 통신국사의 화재 등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했다. 올해 안전진단 대상은 국공립대학 28개(7544개 연구실), 통신시설(36개 국사), 유료방송사업자(13개), 소속 산하 공공기관 63개(약 2000개소) 였다. 하지만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KT아현국사는 당시 점검대상에서 제외됐다.
과기정통부는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점검대상인 중요통신시설에 대해 외부 전문가(소방, 건축, 통신)를 포함한 점검반을 구성해 국가안전대진단을 실시 중”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통신국사 안전점검(전기, 소방, 건축 등) 현황, 재난대비 긴급복구물자 확보 및 장애발생시 통신 우회소통방안 등을 점검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번 KT 화재로 과기정통부의 점검이 무색하게 됐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올해 국가안전대진단 대상 통신국사 36개에 KT아현국사는 포함되지 않았다”며 “(점검대상이 아닌 통신국사는) 자체 점검토록 했다”고 말했다. 또, “매년 행정안전부 주도로 각 부처들이 국가안전대진단을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 점검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으면 내년에 또 다른 통신국사를 점검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통신국사는 전국망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A, B, C, D등급으로 나누는데, D등급의 경우 정부가 지정한 특별관리대상에서 제외된다. 과기정통부는 피해 범위가 광범위한 A~C등급 80곳은 전수 점검해왔으나, D등급 835곳은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점검토록 해왔다고 설명했다. 애초부터 D등급 통신국사는 정부 점검대상에 포함되지도 않은 셈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통신국사 관리등급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D등급 국사는 투자부담 등을 이유로 사업자들이 백업체계를 갖추지 않고 있는 만큼, 전국 835곳 D등급 국사에 불이 날 경우 또다시 ‘통신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과기정통부는 뒤늦게 D등급 국사도 점검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미흡한 화재방재 설비에 대한 뒷북 대응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전 배포한 자료를 통해 소방법상 설치가 의무화돼 있지 않은 500m 미만 통신구의 경우에도 통신사와 협의해 CCTV, 스프링클러 등 화재 방지시설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KT아현국사 통신구에는 전화선 16만8000회선, 광케이블 220조(전선세트)가 설치돼있었으나, 소화기 1대가 비치된 것이 전부였다.
과기정통부는 또 “앞으로 재난발생 시 조기 수습이 가능하도록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올해 말까지 근본적인 통신재난 방지 및 수습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라며 “사고 발생 시 통신사 간 우회로 사전 확보 등 다각적인 방안을 수립하는 등 통신사 간 위기상황 협력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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