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4분기 정유4사 합산 영업익, 전분기보다 88% 하락할 듯 - ‘반토막’ 국제유가에 재고평가 손실 커 영업손실까지 예상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국내 정유업계가 지난해 4분기 하락한 국제유가 여파로 급격한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천억원대로 예상되는 재고평가 손해와 좀처럼 반등하지 않는 정제마진도 우려를 키운다.
당분간 계속 하락하는 국제유가를 반전시킬 시그널이 없어 중장기적인 실적 침체로 이어질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께 발표될 정유사들의 지난해 잠정 실적 집계에서 4분기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 하락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과 S-OIL,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전분기와 비교해 88% 가량이나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성 악화의 일차적인 원인으로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정제마진 악화가 꼽힌다.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작년 12월 배럴당 2달러선으로 급락한뒤 올해 들어서도 2~3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한때 배럴당 8~9달러를 유지하며 정유사 실적 고공 행진을 이끌었던 정제마진은 지난해보다 60%, 전달보다 40% 가량 빠지면서 동력을 잃었다.
일반적으로 정유업계에서는 정제마진이 5~6달러 수준에서 형성돼야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사 측은 현재의 2달러대 정제마진으로는 원유를 정제해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오히려 손해라는 설명이다.
유가 하락으로 인한 재고평가 손실도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유가가 비쌀 때 사들인 기름의 평가가치가 떨어지면서 회계장부상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2000만배럴 가량의 원유 및 석유 제품 재고를 보유한 SK이노베이션의 경우 3000억~4000억원 내외의 재고관련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재고 손실로 정유사들이 4분기 영업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고손실은 보통 유가변동에 따른 일시적인 영향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당장 유가를 끌어올릴 시그널이 뚜렷하지 않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는 당분간 하락세를 그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지난 6일 발표한 ‘최근 해외경제 동향’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작년 12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주요 산유국이 감산 합의를 한 상황에서도 두바이유 가격이 전월 대비 13.3% 하락하는 예상외의 흐름을 보였다.
통상 감산 합의 소식은 석유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신호로 여겨져 유가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이같은 합의에도 지속되는 유가 하락은 글로벌 경기 둔화 시그널과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등의 영향인 것으로 해석된다.
주요 시장 예측 기관들도 국제유가 전망을 일제히 낮춰잡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국제유가 전망치를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62.5달러로 전망, 이전 전망치 70달러보다 한참 낮게 잡았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가 흐름으로는 정유부문 영업손실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화학과 신사업 등 비정유부문으로 실적을 만회한다는 것이 최근 정유사들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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