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판결” “무슨말 하겠나”…靑 곳곳 당혹감 감지 -문 대통령 ‘국정동력 확보’ 비상…野 ‘정당성 공세’엔 촉각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청와대가 무거운 침묵에 휩싸였다. 곳곳에선 당혹감도 감지된다.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이자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지 하루가 지났지만 청와대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고 있다. 대통령 ‘복심’이 구속됐다는 충격도 엿보이지만, 문재인 정부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대선 정당성 시비까지 번지면서 청와대로 향하는 여론을 의식한 듯 보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김 지사가 법정구속된 지난 30일 오후 예정된 정례브리핑을 돌연 취소했다. 대신 서면으로 “김경수 경남지사 판결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판결이다. 최종 판결까지 차분하게 지켜보겠다”는 짤막한 입장만 내놨다. 김 지사에 대한 선고가 아직 1심인 만큼, 신중히 상황을 살펴보며 2심 판결을 기다려봐야 한다는 것이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는 상태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31일 “무슨 말을 하겠나, 그냥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청와대는 댓글과 여론 조작을 통해 대선에 개입했다는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서 촉각을 세우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2년 대선 이후 국정원의 댓글조작 사건으로 정권을 창출한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을 인정해오지 않았다. 물론 국가기관 동원과 민간 조직 차원의 조작을 단순 비교할 순 없지만 온라인 여론을 좌지우지했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권’ 정통성을 공격받을 여지는 크다. 하지만 청와대는 ‘대선 정당성 논란’에 대한 야권의 공세에는 단호하게 대처하며 휘둘리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대변인은 자유한국당 등에서 제기한 대선 결과의 정당성 공세에 대해 “터무니 없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문 대통령은 노영민 비서실장으로부터 ‘김경수 구속’ 관련 내용을 보고 받았지만 특별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에 문 대통령의 고민도 깊어질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연초 문 대통령은 경제정책 방향을 ‘혁신성장’으로 틀면서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력 제고에 방점을 찍고 릴레이 경제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댓글조작’ 공방이 본격화되면서 야당의 협조도 불가능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시기도 좋지않다. 민심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설명절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나온 대형 악재이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무산, 김현철 전 경제보좌관의 설화로 인한 사퇴, 문 대통령의 딸 다혜 씨를 둘러싼 야권의 의혹 제기 공세 등 연초부터 청와대 안팎에서 잇따라 ‘일’이 터졌지만 김 지사의 구속은 차원이 다른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는 게 청와대 안팎의 평가다. 이에 집권 3년차 국정동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까지 감지된다.
한편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김 지사와 관련해 페이스북을 통해 “충격과 만감이 쏟아져 내린다”고 적었다. 그는 “경수야! 이럴 땐 정치를 한다는 게 죽도록 싫다”라며 “‘정치 하지 마라’던 노무현 대통령님의 유언이 다시 아프게 와서 꽂힌다”고 했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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