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차량 관련 논의 힘들수도” 佛본사서 장기파업에 ‘경고장’ 가동률 저하 존립 흔들릴수도
프랑스 르노그룹이 르노삼성자동차의 장기 파업에 공식 ‘경고’를 보내면서 르노삼성에 짙은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당장 닛산 로그의 후속 모델 배정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에 따라 가동률 저하가 불가피한 부산공장이 지난 2월 문을 닫은 한국GM 군산공장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위기론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르노 최후통첩에도…임단협 장기화 조짐= 8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로스 모저스 르노그룹 제조총괄 부회장은 최근 임직원에게 보내는 영상메시지를 통해 “파업이 계속되면 르노삼성과 로그 후속 차량에 대한 논의가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르노삼성 노조 파업이 지금껏 쌓은 신뢰를 바닥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르노그룹의 최고위급 임원이 특정 사안을 언급한 것은 처음으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파업 장기화로 인한 생산성 저하에 우려를 표한 것”이라며 “비용 절감과 수익 확대 차원에서 신규 물량을 다른 공장에 넘기는 건 르노의 구조상 어려운 일이 아니기에 우려는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8개월째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단일호봉제를, 사측은 기본급 유지와 보상금ㆍ생산성 격려금 보상 등을 제기하고 있다.
지금까지 28차례의 부분 파업을 진행하면서 누적된 파업 시간은 104시간에 달한다. 생산 차질 물량은 약 5000대다. 르노삼성차 한 달 생산량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규모다. 추정 손실액은 1000억원 가량이다.
접점은 안갯속이다. 사측은 노조가 요구하는 기본급 인상을 생산성 측면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르노삼성의 생산직 근로자 평균 연봉은 2017년 기준 8000만원 수준으로 생산비용은 르노 그룹 내 최고 수준이다.
르노 프랑스 공장의 80%였던 인건비는 현재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는 규슈 공장보다 높다. ‘고비용 저효율’ 논란은 임단협을 가로막는 또 다른 벽이다.
▶신차 부재에 로그 후속까지 ‘산 넘어 산’= 오는 9월 생산 계약이 만료되는 닛산 로그는 부산공장 가동률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부산공장에서 생산된 로그는 총 10만7262대로 전체(21만5809대)의 49.7%를 차지했다. 지난 4년간 생산물량은 48만4351대, 이는 같은 기간 생산된 전체 물량(92만8870대)의 절반(52.1%)에 해당한다.
신차 라인업의 부재도 로그의 후속 물량에 치중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르노삼성은 세단 SM6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QM6를 출시한 지 2년간 신차를 시장에 내놓지 못했다. 지난해 해치백 모델인 ‘클리오’와 미니버스 ‘마스터’를 출시한 것이 전부다. 올해 신차 계획은 아예 없다.
이에 따른 실적 악화는 진행형이다. 1월 르노삼성의 판매량은 내수 5174대와 수출 8519대를 합해 1만3693대였다. 내수는 전월보다 52.1%,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8%나 감소했다. QM6를 제외한 전 차종의 판매가 줄어든 탓이다. 닛산 로그 수출 물량(7265대)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4% 급감했다.
로그의 후속 물량을 배정받지 못하면 부산공장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이 올해 생산ㆍ판매 목표량도 세우지 못한 상태에서 노조 리스크를 벗어나지 못하면 부품회사를 비롯한 관련 업종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불투명한 전망과 대량 실직 우려가 고조되면서 제2의 GM 사태 재연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찬수 기자/andy@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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