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시총비중만큼 편입 허용” 거래소, 증시 대표성 훼손 우려 코스피200 내 비중 30%로 제한

시장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나 인덱스 펀드가 삼성전자 편입비중을 30% 넘게 담을 수 있게 됐지만, 실제 ‘주가 상승 약발’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의 규제완화에도 불구하고 한국거래소가 삼성전자의 지수내 비중을 최대 30%로 제한할 방침이어서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상장지수펀드(ETF)나 인덱스 펀드들이 특정 종목을 해당 펀드에 30% 넘게 담는 것을 허용키로 했다. 삼성전자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코스피200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9.5%(2017년 11월말)에 육박하자 ‘30% 편입 제한’으로 인해 삼성전자를 담은 인덱스 펀드 매니저들은 추종 지수와의 오차를 줄이는 데 애를 먹었다. 금융위의 개선안이 시행되면,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에 상관없이 ETF나 인덱스 펀드들이 삼성전자를 자유롭게 담을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의 시총 규모가 커지면 이에 맞춰 인덱스 펀드들도 제한없이 삼성전자에 자금을 투입할 수 있게 되고 이것이 다시 삼성전자의 주가를 올리는 ‘주가 선순환’ 구도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한국거래소는 오는 6월부터 코스피200ㆍKRX300 등 주요 지수에 30% 캡을 새롭게 씌울 예정이다.

12일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발표된 금융당국의 개선안 내용은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나 인덱스 펀드들이 삼성전자를 자산 총액의 30% 넘게 담는 걸 허용한다는 뜻”이라며 “오는 6월부터 코스피200 지수 내에 삼성전자의 시총 최대 비중을 30% 수준으로 제한하겠다”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에서 삼성전자가 30% 비중을 차지하는데, 코스피200에서 40%를 차지할 경우 코스피200이 국내 증시를 대표한다고 보긴 어렵다는 논리다. 또 코스피200지수는 유동주식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시가총액이 큰 종목의 규모가 더 커질수록 지수가 왜곡될 가능성도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특정종목의 편입비중이 지나치게 높으면 지수의 분산 효과가 떨어지고 다른 종목의 가격 변동이 지수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덱스 펀드는 추종 지수를 복제하는 게 우선이기 때문에 캡이 씌워진다면 삼성전자의 패시브 자금 유입은 제한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ETF나 인덱스 펀드가 추종 지수 내 비중을 따라가지 않고 자유롭게 종목 편입 비중을 조절하면서 추종 지수와의 오차를 줄이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도 삼성전자의 수급상 호재를 당장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운용사 관계자는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32조원 수준에서 더 하향되는 추세”라며 “당장 삼성전자가 시총 비중이 당장 늘긴 어려운 상황인데다 지수 비중 캡도 새롭게 신설되기에 삼성전자에겐 그리 긍정적이진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지헌 기자/raw@


ra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