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부회장 취임후 M&A 잇따라

최근 코스메슈티컬 육성에 박차

자금 빠듯해 단독인수는 어려워

회사측 “인수 가능성 없다” 부인

[헤럴드경제 원호연·김성미 기자]보톡스·필러 업체인 휴젤이 매물로 나오면서 'M&A 귀재'로 불리는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나설 지의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LG생건 측은 8일 휴젤 인수 가능성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공식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시장에서는 LG생건이 일단 가능성을 타진하는 수순은 밟고 있다는 관측들이 나온다.

LG생활건강은 차 부회장의 대표이사 취임 이후 기존에 생활용품 위주의 단조로운 사업구조를 탈피해 화장품과 음료, 생활용품의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짜고 있다. 2007년 코카콜라음료를 3521억원에 인수한데 이어 2009년 다이아몬드 샘물(112억원), 2010년 한국음료(143억원), 2011년 해태음료(1177억원 차입금 승계)를 차례로 인수하며 음료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화장품 부문에서도 2010년 더페이스샵(투자 규모 4667억원)을 인수한 LG생건은 이후 색조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바이올렛드림(550억원)도 인수했다. 2012년과 2013년에는 각각 일본의 긴자스테파니(1757억원), 건강기능 식품 업체 에버라이프(3039억원)를 차례로 인수하며 일본 시장에서 사업기반을 다졌다.

2014년에는 화장품과 피부의학을 접목하는 코스메슈티컬 시장이 떠오르자 이를 선점하고자 국내 피부과학 화장품업체 CNP코스메틱스를 742억원에 인수했고 2015년에는 색조 화장품 업체 제니스 지분 70%를 100억원에 인수했다.

2016년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글로벌 화장품 기업 인수에 착수해 11월 존슨앤존슨의 구강케어 브랜드 리치의 아시아·오세아니아 사업권을 인수했다. 지난해에 긴자스테파니를 통해 에이본재팬 지분 100%를 105억엔(1050억원)에 인수한데 이어 지난 4월에는 뉴에이본 지분 100%를 1억2500만달러(1450억원)에 인수하면서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뉴에이본은 미국 화장품 브랜드 에이본의 해외사업 본사 역할을 하는 회사로 지난해 기준 매출이 7000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휴젤은 베인캐피탈이 인수할 때만 해도 주가가 49만원에 거래되고 55만원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지난해 22만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등락이 심하다”며 “LG생활건강은 휴젤 인수 가격이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적정가에 대해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베인캐피탈은 2017년 휴젤을 약 9000억원에 인수, 최소 1조2000억원 이상은 값을 받아야 ‘남는 장사’가 될 수 있다. 흥행에 성공하려면 꽤 괜찮은 인수후보를 끌어들여야 한다.

하지만 LG생활건강의 자금상황이 빠듯하다. 지난해 매출 6조7475억원, 영업이익 1조393억원을 기록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전년 대비 각각 8%, 12% 성장했다. LG생활건강은 올 3월 말 기준 6124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재무적투자자(FI)가 필요하다. 적합한 FI를 찾지 못할 경우 무리하게 인수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