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정보 미공시 비율 88%

“막대한 자금 외면할 수 밖에”

거래소 “연내 개선방안 마련”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2014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ESG 데이터 구매 비용은 300% 증가했다. ESG 정보 수요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프리실라 룩 S&P 다우존스 지수 전무)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과 중국은 ESG 공시 비율이 낮은 대표적인 국가다. 공시 확대가 필요하다”(미쉘 렁 트루코스트 이사)

9일 한국거래소가 주최한 ‘2019 KRX 인덱스 컨퍼런스’에서 전문가들은 국내 자본시장이 ESG 투자 수혜를 받으려면 양질의 정보제공을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SG 투자는 기업의 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등 비재무적인 요소를 고려해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글로벌 자본시장에선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았지만 우리나라는 지난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계기로 이제 막 첫 걸음을 뗀 상황이다. 과거보다 이해도가 높고 관심도 커졌다는 평가를 받지만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 부족이 한계로 지적됐다.

이날 발표자로 나온 영국의 환경 데이터 분석회사 트루코스트의 미셸 렁 이사는 올해 5월 기준 875개의 한국 기업 정보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중 탄소배출 정보를 공시하는 기업은 하나금융과 포스코 등 104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88%에 달하는 771개사는 관련 정보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미공시 비율은 중국이 83%, 대만 79%, 홍콩 60%로 비교 대상국 중 우리나라가 가장 높았다.

미셸 렁 이사는 “기업 간 정보 격차를 줄이기 위해 미공시 기업의 경우 우리가 보유한 자체 분석모델에 기반해 추정치를 산출하는 실정”이라며 “이는 앞으로 공시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지수 산출기관인 S&P 다우존스 지수의 프리실라 룩 전무도 올해 BNP파리바의 설문결과를 인용, ESG 투자자들의 66%는 데이터 부족을 가장 큰 ‘장벽’으로 인식한다고 소개했다.

프리실라 전무는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ESG 데이터 제공이 부족하다”며 “ESG 정보가 1년에 1~2회꼴로 제공되는 점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거래소의 ESG 지수는 1년에 한 번 구성종목이 정기변경된다. 일각에선 특정 기업의 부정적인 이슈가 불거졌을 경우 기업에 대한 평가와 반영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래소는 ESG 정보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올 하반기 공시 확대 및 품질강화 작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올해 처음으로 의무공시가 도입된 지배구조 보고서를 다음달 전수 점검해 미흡한 기업들은 계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환경(E)과 사회책임(S) 정보도 공시하는 방안을 검토해 오는 11월에 관련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