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도 동반하락되고 이에 따른 이자상환액이 감소돼 결국 소비 증가 요인이 된다는 실증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은 경제연구원(미시제도연구실 송상윤 부연구위원)은 29일 발표한 ‘통화정책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 차입자 현금흐름경로를 중심으로’라는 보고서를 통해 “금리 하락에 의한 이자상환액 감소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차입자의 소비 증가로 이어졌으며, 이는 우리나라에서 통화정책의 차입자 현금흐름 경로가 작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도 통화정책의 현금흐름경로가 소비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확인된 것”이라며 “이러한 결과는 주담대 중 변동금리 비중이 확장적 통화정책의 소비 진작 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2011년 2분기부터 2017년 3분기까지 한은 기준금리는 3.25%에서 1.25%까지 떨어지며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여왔다. 이에 따라 주담대 금리(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 잔액기준)도 동반 하락해 같은 기간 5.17%에서 3.00%까지 떨어졌다.

이에 한은은 확장적 통화정책에 따른 주담대 금리 하락은 통화정책의 차입자 현금흐름 경로를 통해 주담대 차입자의 소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점치며 조사에 착수했다.

한은은 “그동안 가계부채 수준이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통화정책의 차입자 현금흐름경로가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도 아직까지 이에 대한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 기간 동안 한은 가계부채 DB(데이터베이스)에 존재하는 주담대 차입자 중 표본 선택 과정을 통해 추출된 10만6236명의 자료를 활용했다.

분석 방법은 주담대 차입자의 신용카드 이용액을 종속변수로 하고, 이들의 주담대 금리 및 변동금리 여부, 이자상황액, 소득, 신용카드 한도, 신용점수 등을 독립변수로 한 패널회귀분석을 사용했다.

또한 금리 하락이 변동금리 차입자 소비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는 이들의 소득, 유동성, 신용 접근성, 부채 수준 등에 다라 상이하게 나타났다.

소득의 경우 고소득 차입자일수록 소비가 이자상황액 변화에 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유동성이 풍부한 차입자들의 이자상환액 변화에 따른 한계 소비성향은 0.343에 그친 반면, 유동성이 부족한 차입자들의 동 한계 소비성향은 0.603으로 높에 추정됐다.

신용 접근성이 양호한 차입자들의 소비는 이자상환액 감소에 영향을 받지 않앗고, 신용점수가 낮으면서 제2금융권 대출을 보유한 차입자들의 이자상환액 변화에 따른 한계소비성향은 0.549로 높게 산출됐다.

부채 수준은 높을수록 이자상환액 감소가 소비보다 원금상환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상환액 감소가 원금상환액 증가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는 유동성 및 신용 접근성이 높은 차주보다 낮은 차주에서 더 컸다.

이에 대해 한은은 “유동성 및 신용 접근성이 낮아 소비에 제약을 받고 있더라도 부채가 많으면 소비보다 디레버리징에 더 적극적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득 대비 부채수준이 높은 주담대 차입자의 경우 소비보다 원금상환에 더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나, 우리나라의 높은 가계부채 수준이 확장적 통화정책의 현금흐름경로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음에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