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홍성원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제69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분단의 장벽을 무너뜨리는 데 세계가 함께 나서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유엔본부에서 열린 총회에서 브라질 등에 이어 7번째 순서로 15분간 진행한 우리말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한반도의 평화 통일은 그 자체로 유엔의 설립목표와 가치를 구현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취임 후 처음 유엔무대에 데뷔한 박 대통령은 남북 통일에 대한 메시지 전달에 중점을 둔 가운데 ▷북한 인권ㆍ전시(戰時) 여성에 대한 성폭력 등 인권문제 ▷절대 빈곤 타파를 위한 한국의 역할 ▷기후변화 대응 등 광범위한 주제를 다뤘다.

그는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 가장 큰 위협인 북한 핵문제가 시급히 해결돼야 한다”면서 “북한은 스스로 핵을 포기하고 개혁과 개방을 선택한 여러 나라들처럼 경제발전과 주민의 삶을 개선하는 변화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그럴 경우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경제발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또 “1991년 남한과 북한이 유엔에 동시 가입했지만, 유엔에서 2개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분명 비정상적인 일”이라며 “저는 얼마 전 북한에게 남북한 사이에 환경과 민생, 문화의 통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지금 한반도는 폭 4㎞, 길이 250㎞의 DMZ(비무장지대)에 의해 단절돼 있다”면서 “DMZ의 생태계는 남과 북이 하나이고,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웅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DMZ에 세계생태평화공원을 건설하는 과정에 유엔이 앞장서 주길 부탁한다”며 “유엔 주도하에 남북한, 미국, 중국 등 전쟁 당사자들이 참여해 국제적인 규범과 가치를 존중하며 공원을 만든다면,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통일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 인권 문제를 정식으로 거론했다. 다자회의에서 인권에 대해 북한을 적시한 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큰 관심과 우려를 갖고 있는 인권문제 중 하나가 북한 인권”이라며 “지난 3월 유엔인권이사회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상의 권고사항을 채택했다.북한과 국제사회는 COI 권고사항 이행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제사회는 탈북민의 인권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탈북민들이 자유의사에 따라 목적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유엔 해당기구와 관련 국가들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선 일본을 직접 거론하지 않고 보편적 인권 문제로 접근했다. 그는 “전시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어느 시대, 어떤 지역을 막론하고 분명히 인권과 인도주의에 반하는 행위”라고 언급했다. 다자회의에선 특정국을 거론하지않는다는 관례와 더불어 최근 한ㆍ일 정상회담 분위기가 무르익는 분위기를 감안해 일본을 직접적으로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읽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절대빈곤과 기후변화 등은 국제사회 공동 대응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과거 근면, 자조, 협동의 정신으로 우리의 농촌 빈곤퇴치에 기여한 ‘새마을 운동 모델’이 지구촌에 확산되도록 경험을 공유하는 노력도 지속할 것”이라고 했고, “녹색기후기금(GCF)과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유치국으로서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역량 강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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