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대상 회원사 직접 반박 기회

불복·소송전, 공정성 시비 차단

사전통지서에 위반내용 상세히 제공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한국거래소의 제재 대상이 된 증권·선물회사의 방어권이 앞으로 한층 강화된다. 시장감시위원들 앞에서 검사 역할을 하는 거래소 감리부 측과 상호 공방을 펼치며 적극 입장을 소명할 수 있게 됐다. 거래소는 제재 대상자의 방어권을 보장해 공정성 시비를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제재대상 회원사가 충분히 의견을 진술하고 감리부 의견에 반박할 수 있도록 대심제를 전면 도입한다고 26일 밝혔다. 법정에서 검사와 변호사가 공방을 주고받는 것처럼 감리부와 회원사는 회의장에 동시 출석해 각자 주장과 상호 반박을 펼치게 된다.

현행 방식은 회원사가 입장 설명을 마치면 퇴장시킨 뒤 감리부가 회원사 의견을 반박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회원사에 동등한 발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심의 결과에 대한 불복과 소송전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앞서 메릴린치증권은 미국 시타델증권으로부터 허수성 주문을 수탁해 처리한 것으로 드러나 지난 7월 거래소로부터 제재금 1억7500만원을 부과받았으나 곧장 이의를 제기하며 반발했다.

이같은 시비를 막기 위해 시장감시위원회는 감리부와 회원사 간의 공방 내용과 질의응답 등을 종합해 최종 의견을 결정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미 지난해 4월부터 제재심의위원회의 모든 안건을 대심 방식으로 심의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 등 특정한 경우에 대심제를 적용하고 있다.

거래소는 아울러 본격 심의를 앞두고 제재대상 회원사에게 보내는 사전통지 내용도 확대하기로 했다.

그동안 사전통지서에 조치 근거와 사실관계 등을 간략히 기술하는 데 그쳐 회원사의 소명 준비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앞으로 사전통지서에는 구체적 위반 내용과 조치 관련 증거자료 등을 상세히 제공해 변론 준비를 도울 방침이다.

이승범 거래소 시장감시제도부장은 “최근 알고리즘 거래 등 새로운 매매기법 활성화 등으로 제재 안건이 복잡해졌다”며 “제재 조치의 신뢰성 확보가 더욱 중요한 이슈로 부각됐기 때문에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선안은 차기 안건부터 즉시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