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불법행위대응반 가동…특사경 배치

“현수막 공지 등 철저한 채증 거쳐 단속”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 지난달 16일 경기도 수원의 한 아파트 소식지에 “우리집 가격 바로 알고 내 재산 내가 지키자”라는 글이 실렸다. 지난해 12월 전용 76㎡가 4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현재 5억2000만원이 이른바 ‘적정가격’이라며 제시돼 있다.

#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한 아파트단지 엘리베이터에는 최근 ‘올해 적정 평단가는 2000만원’이라는 글이 붙었다. 지난해 12월 전용 85㎡의 실거래가가 5억9500만원이라며, 적정가격을 최소 6억6000만원으로 제시했다.

지난달 경기도 수원의 한 아파트에 게시된 소식지에서 이른바 ‘적정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을 교란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돼온 ‘집값 담합’ 행위에 대해 정부가 고강도 수사를 예고했다. [헤럴드경제DB]
지난달 경기도 수원의 한 아파트에 게시된 소식지에서 이른바 ‘적정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을 교란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돼온 ‘집값 담합’ 행위에 대해 정부가 고강도 수사를 예고했다. [헤럴드경제DB]

▶집값 담합 정조준, 특사경이 수사한다=그동안 부동산 시장을 교란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돼온 ‘집값 담합’ 행위에 대해 정부가 고강도 수사를 예고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4일 1차관 직속기관으로 각종 부동산 불법행위에 대한 직접 수사를 전담하는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을 설치한다고 밝혔다. 대응반은 오는 21일 집값 담합을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공인중개사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모든 유형별 집값담합 행위를 집중 모니터링하고, 법 시행 즉시 집값담합 수사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대응반은 단속과 수사만을 전담으로 하는 부동산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위주로 구성된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을 교란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돼온 ‘집값 담합’ 행위에 대해 정부가 고강도 수사를 예고했다. 김영한 국토교통부 토지정책관이 지난 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강남, 서초, 송파 등 서울지역 부동산 실거래 관계기관 2차 합동조사 결과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그동안 부동산 시장을 교란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돼온 ‘집값 담합’ 행위에 대해 정부가 고강도 수사를 예고했다. 김영한 국토교통부 토지정책관이 지난 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강남, 서초, 송파 등 서울지역 부동산 실거래 관계기관 2차 합동조사 결과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김영한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불법행위에 대한 국토부 직접 수사, 기획 수사 등과 함께 17개 시·도, 480여명의 전국 특사경과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부동산 불법행위에 대한 합동수사 · 수사 공조체계를 구축해 철저한 대응과 신속한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요 단속 대상은 입주민이 저가 매물을 제시하는 부동산 중개소와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업무를 방해하는 경우 등이다.

수원시 A공인중개소 대표는 “일부 주민들이 안내문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실거래가, 적정가 등을 공유하면서 계속 호가를 올리려고 한다”면서 “협조하지 않는 중개소와는 거래를 하지 말자고 유도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을 교란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돼온 ‘집값 담합’ 행위에 대해 정부가 고강도 수사를 예고했다. 사진은 지난 2일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 단지 부동산중개업소. [연합뉴스 제공]
그동안 부동산 시장을 교란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돼온 ‘집값 담합’ 행위에 대해 정부가 고강도 수사를 예고했다. 사진은 지난 2일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 단지 부동산중개업소. [연합뉴스 제공]

공인중개사법 개정 법령에 따르면 공인중개사들이 시세보다 높은 매물을 올렸다가 거둬들이기를 반복하는 행위, 안내문 등을 이용해 특정 가격 이하로 매물을 내놓지 않도록 유도하는 담합 행위는 처벌 대상이 된다. 이같은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공인중개사뿐 아니라 집값 담합행위에 가담한 집주인도 징역 3년 이하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김 정책관은 “통상 현수막이나 엘리베이터 안내문 등 여러 가지 공개된 형태의 공지를 통해서 이뤄지기 때문에 집값 담합 행위가 형사처벌 대상이 되면 그런 공지라든지 중개사의 업무방해 행위에 대해서 철저한 채증을 거쳐서 단속을 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성화되는 집값 담합, 입증 쉽지 않아=담합 형태가 갈수록 음성적으로 진화하는 만큼 효과적인 단속이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일부 전문가들은 집값 담합이 SNS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내부 신고·고발 등이 아니면 잡아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수도권 한 아파트 단지 단체채팅방에는 지난 3일 “2월 말부터 부동산 담합 관련 주민 처벌이 가능해진다. 내일부터 단톡방 암행단속이 있을 수도 있다고 하니, 호가 등 가격 언급은 절대 금지해달라”는 공지가 올라오는 등 법망을 피한 담합 행위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대응해 지자체는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경기도는 담합 행위 등을 조사할 부동산거래질서 도우미를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도입한다. 이달 중 채용을 완료해 수원 2명, 동탄 2명 등 각 시·구청 부동산 담당 부서에 총 20명을 파견할 예정이다.

경기도 토지정보과 관계자는 “각 시·구청마다 담합 행위를 단속할 인력이 부족해, 담합 행위를 집중 모니터링할 부동산거래질서 도우미를 올해 8개월간 운영한 뒤 확대 운영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