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권리보호 진전 판결
미국 대법원이 성(性) 정체성이나 성향을 이유로 해고나 직장 내 차별을 해선 안 된다고 판결했다. 지난 2015년 동성결혼을 합법화한데 이어 성소수자(LGBTQ)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중대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15일(현지시간) 미국 현지언론에 따르면 미 대법원은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들이 성별을 이유로 차별을 금지한 민권법 제7조의 보호 대상이라고 판결했다.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만으로 해고를 하는 고용주는 법에 저촉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주에서만 보호받던 성소수자의 직업적 권리가 미국 전역으로 확대됐다. 이번 판결은 지난 2010년 뉴욕의 한 스카이다이버가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해고당했다고 소송을 내면서 촉발됐으며 이후 두 명이 같은 이유로 소송을 낸데 따른 것이다.
주심인 닐 고서치 대법관과 존 로버츠 대법원장 등 6명이 찬성 의견을 냈으며 3명은 반대했다. 고서치 대법관과 로버츠 대법원장은 보수성향으로 분류된다. 특히 고서치 대법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인물이다.
고서치 대법관은 “답은 분명하다.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해고하는 고용주는 다른 성별에는 의심하지 않았을 특성이나 행동을 이유로 해고하는 것”이라며 “이는 정확히 민권법 7조가 금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964년 제정된 민권법은 인종과 피부색, 국적과 종교뿐 아니라 성별을 이유로 고용주가 직원을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반대표를 던진 3명의 보수성향 대법관은 이번 판결을 ‘터무니 없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새뮤얼 앨리토 대법관은 “성별(sex)로 인한 차별은 성적 성향(sexual orientation)이나 성 정체성(gender identity)으로 인한 차별과 다른 개념”이라며 민권법 제정 당시 생물학적 성별에 근거한 차별만을 다뤘다고 주장했다.
다만 브랫 캐버노 대법관은 반대 의견을 냈음에도 “수백만명의 동성애자들은 현실적으로, 법률적으로 동등한 대우를 받기 위해 수십년 간 노력해왔다”면서 “그들은 오늘의 결과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직장 내 차별법을 담당하는 고용평등위원회(EEOC)와 줄곧 갈등을 빚는 등 보수적 태도를 유지해온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판결을 읽어봤다”며 “우리는 대법원의 아주 강력한 결정에 따라 살고 있다”고 짧게 말했다. 반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번 판결은 미국의 중대한 진전”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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