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면역 60~70%는 돼야 희망적
내년말까지 유행…혹독한 겨울 예상
‘방역보다 경제 우선’ 조급함이 문제
깜깜이發 많아 50명 미만 통제 요원
단계별 거리두기 세부지침 명확해야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대중들과 가장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감염병 권위자로 꼽힌다. 틈만 나면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위험성에 대해 긴장을 늦추거나 방심하지 말 것을 일깨우며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화통화를 통해 만난 김 교수는 올 가을 코로나19 확진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동안 자신이 겪었던 신종플루,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과 코로나19를 비교하며 향후 찾아올 더 큰 위험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교수와 일문일답.
-코로나19가 또 확산하는 분위기다. 도대체 언제 없어질까.
▶집단 면역이 60~70%가 달성되면 해당 바이러스가 감염시킬 숙주인 사람을 찾기 힘들어져 유행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집단 면역률이 60~70%라는 것은 국민이 그 정도로 감염되거나, 백신을 국민의 60~70%가 접종해 면역이 생기거나 둘 중 하나다. 백신 자체 개발은 희망적으로 봤을 때 내년 후반기인 거고, 백신 수입은 내년 전반기쯤으로 보이지만 그것도 확정된 것은 없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내년 말까지는 계속 유행을 할 것 같다.
-신종플루·사스·메르스 모두 겪었다. 지금과 그때의 가장 큰 차이는 뭔가.
▶코로나19는 신종플루나 메르스보다 전염력이 빠르고, 잠복기가 2~14일로 길다. 그러다 보니 노출자와 접촉자가 많고, 무증상 잠복기에도 전염력이 있다는 것이 무섭다. 메르스는 안 그랬다. 메르스는 증상이 시작되면서 전파하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날 때부터 동선을 따라서 접촉자만 차단했으면 됐는데, 코로나19는 잠복기에 전파력이 있다는 게 통제가 어려운 점이다. 30년간 감염내과 의사를 하면서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 결핵, 홍역 등을 다 겪어 봤지만, 코로나19가 최대 위기 상황이다.
-현재 정부 방역 대책 중 우선 잘한 점을 말해 달라.
▶지금 K방역이라고 불리는 것은 사실 메르스 때 경험을 토대로 보완해서 준비한 것이다. 당시 초기에는 방역 실패로 많은 비난도 받았었지만 그러한 실책에 대한 부분을 보완, 준비해 이번에 효과를 본 것이 잘한 부분이라고 본다. 메르스 때 정은경(질병관리)본부장과도 같이 일했는데, 정 본부장도 메르스 때 경험이 있어 이번에 실력 발휘를 하여 잘 해주고 있고, 질병관리본부 직원들도 절치부심의 각오로 하고 있다고 본다.
-잘못한 점은.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중국 후베이(湖北)성 이외 지역도 입국 제한을 강력하게 했어야 했다. 지난 5월 6일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할 때, 위험 평가를 통해 위험도가 높은 클럽이나 주점은 나중에 열고, 위험도가 낮은 순부터 열었어야 했는데 한꺼번에 열었다. 이후 이태원 클럽에서 집단 감염 발생이 시작되고 물류센터, 콜센터, 방문판매 등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한꺼번에 제한을 해제해 수도권에 환자들이 생겼고, 그것이 불씨가 돼 지난 8월에 크게 커졌다. 지난 8월 10일부터 (한 공간에 모일 수 있는 사람이)50명 이상으로 늘어난 것도 문제이고, 7월 말이나 8월 초에 전 국민 휴가 기간이 지나면 다시 확산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외식 쿠폰, 임시 공휴일 등이 다시 방심을 일으켰다.
전염병 문제는 방역으로 푸는 것이 중요한데, 방역보다는 경제에 더 중점을 두고 대책을 세우다 보니 조급하게 거리두기 제한을 한꺼번에 풀었다. 그러다 보니 자꾸 재발하는 것이다.
-이번 2차 대유행의 근본적인 원인은 뭐라고 진단하나. 방금 말한 방역보다 경제에 방점을 둔 정부의 조급했던 선택인가.
▶그렇다. 지난 5월 6일 생활속 거리두기 이후에도 끊임 없이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늘어나 거리두기를 강화하라고 했더니, 보건복지부에서는 경제 때문에 (단계를)올릴 수 없다고 했다. 지금도 (거리두기)3단계로 못 올린다고 하지 않나. 3단계로 올릴 정도의 심각한 상황이지만 정부는 경제 때문에 못 올린다고 아직도 얘기한다. 지난 8월 19일에도 이야기했듯 (거리두기)3단계를 굵고 짧게 해서 확진자 수를 확 줄인 다음에 2단계로 낮추는 쪽이 전체적인 사회경제적 비용은 더 적을 것이다. 결국 전염병은 방역의 논리로 풀어야 하는데, 경제 때문에 느슨하게 하니까 해결이 안 되고 길어지는 것이다.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는 효과가 있을까.
▶부분적인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7월에 일일 신규 확진자 50명 미만으로 통제가 됐던 수준으로 낮추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미 여기저기 불씨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얘기하듯 ‘사랑제일교회발(發)’이라고 말하기엔 8월 초가 아니라 중순부터 문제가 됐고, 전체 환자의 3~4분의 1 정도가 깜깜이 환자이니 오히려 ‘깜깜이발’이라고 해야 할 판이다. 물론 사랑제일교회나 집회의 영향도 있겠지만, 현재 너무나 많은 곳곳에 감염 경로가 불명확한 환자가 있어 어디에도 안전한 곳이 없다. 깜깜이 환자가 많다는 것은 지역사회에 이미 퍼져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역학조사나 K방역이 못 쫓아가고 있을 뿐더러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오는 10월에는 지금보다 확진자 수가 훨씬 클 거라고 본다. 다가오는 이번 겨울이 가장 혹독할 것이다. 이미 지난 8월 들어 유행을 시작하고 있는데, 겨울에는 일일 확진자가 1000명 이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지금 상당한 준비도 함께해야 한다.
-방역당국의 남은 과제는 무엇인가.
▶지금 정부가 정한 거리두기 1~3 단계 중 3단계는 봉쇄에 해당한다고들 생각하는데, 3단계 내용을 보면 이동 제한은 없다. 거리두기 3단계는 고위험 시설들은 영업을 중단하고 관공서는 다 재택 근무지만 일반 회사는 재택근무 ‘권고’다. 안 지켜도 상관이 없다. 무슨 말이냐 하면, 향후 미국과 유럽처럼 3단계 이상의 진짜 봉쇄를 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어 3단계보다 더 강력한 거리두기를 할 시기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 문제는 정부가 지난 6월 28일 발표한 거리두기 1~3단계에 대한 세부 지침이 발표가 안 됐다는 것이다. 세부 지침이 명확히 나와야 관공서가 됐든 민간 기업이 됐든 정부 지침대로 준비를 할 수 있다. 때문에 현장에선 정부 발표 이후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시행 세칙 등을 준비해야 한다. 그때 그때 1.5단계, 2.5단계, 자의적으로 주먹구구식으로 정해선 안 된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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