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서 은행과 보험사 등 금융사들은 새로운 현상을 목격하고 있다.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의 신용평가사(CB사) 등급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어서다.
은행은 외부 CB사에서 받은 개인신용정보와 다른 자체 정보를 종합해 자체 신용평가모형(CSS)에 반영, 최종 등급(점수)를 책정한다. 은행마다 내부기준 차이가 있지만 통상 CB등급의 가중치가 크다. 나이스평가정보가 공시한 통계를 보면 지난해 12월 기준 개인신용등급 1등급(대출거래 기준)자는 581만2000명이었다. 전체의 30.5%수준이다. 2년 전 말의 1등급 비율(26.7%)보다 높아졌다. 올해는 이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 5대 은행(KB국민·NH농협·신한·하나·우리은행)이 지난달 실행한 개인신용대출 가운데 평균 91.6%가 대출금리 4% 미만이었다. 지난해 7월엔 금리가 4%를 밑도는 신용대출은 은행권 평균 77% 수준이었다. 내년부터 신용점수제가 시행되면 지금의 10등급 체제가 100점 만점 기준으로 바뀐다. 차별이 좀 더 세밀해지는 만큼 치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는 일차적으로 한국은행이 올해 들어서 기준금리를 0.5%까지 낮춘 결과로 풀이된다. 대출금리 산정에 기준이 되는 각종 시장금리도 덩달아 떨어졌다. 은행들은 이와 함께 신용도가 높은 차주가 늘어난 것도 대출금리가 전반적으로 떨어진 배경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개인들도 금융사 앱이나 핀테크 플랫폼 등을 통해서 자기 신용도를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관리하게 됐고 금융당국도 신용평가체계를 개편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른바 ‘영끌의 시대’에 신용등급은 개인의 경쟁력으로 자리잡았다. 금리를 낮추고, 한도를 높이려면 꽤 치밀한 관리도 필요하다. 시중은행과 CB사의 신용평가 담당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등급관리 팁을 정리했다.
연체·카드론 안돼…‘원칙’ 잊지말자=신용등급의 치명상을 입히는 건 단연 연체 기록이다. 연체가 불가피하더라도 장기연체는 막아야 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신용평가체계를 개편해, 제2금융권서 대출받은 이유만으로 큰 불이익을 주던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금융권에서 고금리 대출, 카드론 등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CB사는 고금리 대출은 연체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다. 어느정도 신용점수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금리 쇼핑’는 자제해야= 0.1%포인트라도 낮은 이자를 찾아 여러 대출상품을 비교해보는 건 합리적이다. 하지만 일시에 여러 금융사의 비대면 플랫폼을 통해 금리, 한도조회를 하는 건 금물이다. 물론 일상적인 신용점수 조회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다만 동시다발적인 조회는 대출 심사 과정에서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다.
주거래은행 뽀개기= 업권을 넘나들며 3개 이상 금융사로부터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는 분명 신용점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높은 신용등급을 유지하려면 주거래은행에 집중해야 한다. 급여, 카드대금, 공과금 등 자동이체를 걸어두면서 ‘활동성’을 높여두면 대출 심사에서도 유리한 조건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주거래은행인데도 비대면 플랫폼에서 대출 한도가 충분치 않다면 영업점을 방문하는 것도 팁이다. 기존 대출의 ‘대환’ 목적으로 설명을 하면 한도를 더 높여주기 때문이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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