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최시중, 천신일 등 측근 사면 논란

DJ, 전두환·노태우 ‘정적’ 포용했지만 법감정 어긋나

文, ‘친노’ 이광재 복권시키며 스스로 정한 약속 어겨

문재인 대통령. [연합]
문재인 대통령. [연합]

[헤럴드경제=김진원·안대용 기자] “대통령의 사면권은 국민의 뜻에 어긋나게 행사돼선 안 된다. 제도적 제한이 필요하다” (2017년 3월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사면권한은 ‘왕의 권한’이다. 군주의 사면 특권을 보통법에 명시한 건 15세기 영국의 헨리 7세 때다. 미국은 1787년 헌법에 영국의 보통권을 따 사면권을 규정했다. 조선 태종·중종 때는 잦은 사면이 범죄를 부추긴다며 왕에게 ‘사면 자제’를 요청한 상소문도 등장했다.

우리나라는 1948년 7월 제헌 헌법에서 사면권을 규정했다. 그해 9월 6796명을 최초로 특별사면했다. 1987년 6월항쟁 직후 ‘7·9 사면’, 88년 ‘12·21 사면’은 시국사범 중심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돈명·백기완·이해찬·장기표·김남주·문부식 등이 사면 대상이었다.

하지만 국민 통합을 명분 삼은 특별사면 대부분이 측근 보은 또는 재벌 봐주기 논란을 일으켰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퇴임을 앞둔 2013년 ‘1·31 특사’가 측근 사면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 전 대통령은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등 측근을 대거 사면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2·12 군사반란 및 내란 혐의로 무기징역 등 중형을 선고 받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사면하며 정적을 포용했지만, 상대적으로 가벼운 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내는 등 사회평균의 정의감정을 저해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문 대통령은 세 차례 특별사면을 시행했다. 2017년 12월 이뤄진 취임 후 첫 특별사면에서는 ‘용산참사 피해자 25명이 포함됐다. 지난해 3·1절 100주년을 기념해서는 한일 위안부 합의 반대 집회, 세월호참사 관련 집회 등 7개 시국집회 사범 107명이 사면됐다. ‘친노 인사’인 이광재 의원은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였음에도 복권을 시켜 곧바로 총선에 출마할 수 있도록 했다.

그간 법조계에서는 우리나라 사면권이 너무 자유롭게 행사돼 3권 분립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사법부가 내린 결론을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에 엄격한 제한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을 역임한 김한규 변호사는 “공직자의 부패범죄나 선거법 위반 정치사범은 특별 사면의 대상으로 올리면 안 된다. 공직자 부패범죄나 선거범죄는 생계형 범죄가 우선 아니며, 그들의 지위를 이용한 부정부패다. 또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혼탁하게 만든 책임을 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했다.

대통령의 사면권이 헌법에 규정돼 있기 때문에 개헌을 하지 않는 한 폐지는 어렵다. 대신 입법을 통해 개선을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판사 출신 황정근 변호사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으로 사면권을 보장한 헌법 79조 1항에 보면 사면도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서 하게 돼 있다. 헌법상 국회가 법률로서 사면권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만큼 그 기준을 법에 넣어야 법적 안정성이 높아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