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중대, 올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 5% 인상

유학생 가장 많은 경희대도 올 2학기부터 5%↑

경희대 제외 유학생 자치 기구 없어

지난 20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서울캠퍼스 중앙광장에서 고려대 총학생회 학생들이 ‘고려대 등록금 문제 공동대응 특별위원회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고려대 총학생회 제공]
지난 20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서울캠퍼스 중앙광장에서 고려대 총학생회 학생들이 ‘고려대 등록금 문제 공동대응 특별위원회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고려대 총학생회 제공]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글로벌 명문대학이라는 표어를 내세우는 동시에 외국인이 학내 입지가 적다는 점을 악용해 그들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전락시키는 학교의 차별적인 행태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지난 20일 고려대 서울·세종캠퍼스 총학생회 등이 구성한 ‘고려대 등록금 문제 공동대응 특별위원회(이하 특위)’가 서울 성북구 고려대 서울캠퍼스 정문 앞 중앙광장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박주원 국제학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같이 말했다. 이날 특위는 고려대가 2022학년도에 대학원생 등록금을 1.6%, 외국인 학부생 등록금을 7% 각각 올리려는 계획을 강하게 비판했다. 목소리가 약한 외국인 유학생이 인상의 주된 타깃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 대부분 대학이 학부 등록금이 14년째 동결되자, 대신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을 인상하려는 분위기다. 그러나 내국인 학생과 달리 외국인 유학생은 그들만의 자치 기구가 없어 등록금 인상에도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정보공시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소재 대학 중 외국인 학생 수가 가장 많은 상위 5개 대학은 ▷경희대(4067명) ▷성균관대(3376명) ▷중앙대(3302명) ▷연세대(3259명) ▷고려대(3060명)다.

이들 대학은 이미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을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22학년도의 경우 성균관대와 중앙대는 1학기부터, 경희대는 2학기부터 각각 5%를 인상했다.

이 같은 대학들의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 인상에는 교육 당국이 2009년부터 ‘반값 등록금’ 달성을 목표로 추진 중인 ‘등록금 동결’이 배경으로 깔려 있다. 국내 학부생의 경우 정원 내 모집인원에 속해 있어 등록금을 올리면 국가장학금 지원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지만, 외국인 유학생의 경우 정원 외 모집인원이라 등록금을 인상해도 통제되지 않는다.

문제는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을 인상하려는 대학의 움직임에도, 유학생만의 총학생회나 대표성을 띄는 단체가 없어 이들의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헤럴드경제 취재 결과, 외국인 유학생 재학 상위 5개 대학 중 외국인 유학생 중심의 학생회는 경희대(총유학생회)를 제외하고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경희대 총유학생회도 올해 회장 선거에서 투표율이 절반을 넘지 못해 지도부가 공석인 상태다. 경희대 관계자는 “올해 총유학생회장에 출마한 학생이 있었지만 득표율이 아닌 투표율조차 과반을 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인상 기조에도, 대학별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을 확인하기 어려운 것도 문제다. 대교협 대학정보공시센터에서는 지역별로 평균 대학등록금을 조회할 수 있지만,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에 대한 조회는 불가능하다.

이규상 고려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현재 본교는 외국인 학생회가 조직돼 있지 않다”면서도 “외국인 유학생이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쿠이사(KUISA·Korea University International Student Assistant)’라는 단체가 있지만 외국인 멤버 없이 모두 한국인으로 구성돼 있는 게 전부”라고 설명했다.

‘쿠이사’ 소속 한 학생도 “외국인 유학생은 등록금 인상을 고지서를 받고서야 알 때가 많다”며 “등심위에도 외국인 유학생 대표자가 없다 보니, 본교에서 이들에 대한 등록금 인상 계획을 발표해도 모르는 학생이 많다”고 말했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