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7일 서울 한 파출소에서
20대 현장 경찰관 극단적 선택
올해 들어 3번째…매년 20여명
정신과 상담, 4년새 31% 증가
경찰, 마음동행센터 운영하지만
상담사 1명이 427명 담당 ‘현실’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올해에만 3번째다. 지난달 27일 서울 서대문경찰서 산하 한 파출소에서 근무하던 20대 경찰관 A씨가 총기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매년 현장 경찰관들의 극단적 선택이 재발하고 있지만 이를 막을 상담 시스템은 부족한 현실이다. 실제 소속 경찰관의 트라우마 치료를 돕기 위해 경찰이 운영하는 마음동행센터의 상담사 1명이 경찰관 400여 명을 감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5년간 100명이 넘는 경찰관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경찰 통계상 전국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경찰관 수는 ▷2016년 27명 ▷2017년 22명 ▷2018년 16명 ▷2019년 20명 ▷2020년 24명 ▷2021년 24명이다.
극단적 선택 전 징후로 볼 수 있는 우을증·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겪는 경찰관들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경찰청 소속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중 우울증과 PTSD 진료를 받은 인원은 ▷2016년 각각 777·24명 ▷2017년 865·21명 ▷2018년 1004·30명 ▷2019년 1091·46명 ▷2020년 1123·38명이다. 정신과 상담을 받은 경찰은 2016년 163명에서 2020년 214명으로 31% 늘었다.
경찰관은 자살률이 높은 특수직 공무원으로 분류된다. 직무 특성상 예측불가능한 상황을 맞닥뜨리는 경우가 잦고 트라우마 위험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2018년 ‘자살예방 국가행동계획’에 따르면 자살자 수를 인구 10만명으로 환산할 경우 해마다 ▷집배원 5명가량 ▷소방관 10명 내외 ▷경찰관은 약 20명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경찰관의 극단적 선택을 줄일 수 있는 상담 사업은 미흡한 상황이다. 경찰청은 지역마다 트라우마에 대한 치료를 돕는 기관인 마음동행센터를 운영한다. 하지만 상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현장 근무 경찰관이 스스로 상담소까지 가기에는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은주 의원실에 따르면 마음동행센터를 이용하는 경찰관은 2017년 2511명이었다가 ▷2018년 2895명 ▷2019년 6183명 ▷2020년 8961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센터를 찾아온 경찰관에게 밀도 있는 상담이 제공된다고 보기 어렵다. 2020년 기준 센터 상담사 1명이 한 해 상담하는 경찰관은 427명, 상담 건수는 833건에 달했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최근 센터 18곳 중 대구·인천·광주·대전·울산, 5곳에 상담사를 1명씩 추가헸으나 여전히 강원·충남·전남 등 10곳에는 상담사가 1명이다. 경찰은 올해에는 마음동행센터 관련 예산을 지난해에 비해 2억7300만원 증액한 39억3400만원으로 편성했지만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규모다.
15년 이상 근무 경력을 가진 한 경찰관은 심리 문제를 겪는 것을 알리거나 해결에 나서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시민을 지킬 경찰은 약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조직 내 강하다”며 “자신의 연약한 부분이 밝혀지면 인사상 불이익을 얻거나 조직서 배척당할 수 있다 생각해 아픔을 표현하는 것이 특히 어렵다”고 했다.
이어 “5년마다 하는 직무적성검사에서도 경찰관들은 혹시 부적합 판정을 받을까 답을 피하는데, 심리적 이상징후를 알아채기란 어렵다”며 “건강검진처럼 모든 구성원이 의무적으로 심리상담이나 검진을 받을 수 있어야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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