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 내 푸드 딜리버리 시범 사업 중단
나스닥 거래 정지로 자본조달도 차질
현대모비스와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악영향 우려
러시아 현지 생산 차질 이어 개발 협력에도 ‘먹구름’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전쟁 리스크가 국내 기업의 영업 및 투자 활동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현지 공장 생산은 물론 러시아 기업과의 연구개발(R&D) 협력관계에도 직·간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7일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러시아의 검색 엔진 및 자율주행 기술 업체인 얀덱스(Yandex)는 최근 미시건 주 앤아버에서 운영 중이던 레스토랑 배달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협력관계를 맺었던 미국 내 음식 딜리버리 업체 그럽허브(Grubhub)가 지난 3일 얀덱스와의 파트너십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직후다. 양사는 6개의 바퀴가 달린 배달 로봇을 이용한 음식 배달 서비스를 함께 운영해 왔다. 이를 통해 얀덱스는 자율주행을 위한 데이터 축적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얀덱스 측은 “현재 앤아버에서 운행 중인 자율주행 테스트 차량들이 현재로선 운행을 중단하지만 언젠가 운영을 다시 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얀덱스는 현대자동차그룹 내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모비스와도 협력관계를 이어온 대표적 파트너다. 현대모비스는 2019년부터 자사의 자율주행 관련 센서 및 부품과 얀덱스의 소프트웨어(SW)를 결합해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해오고 있다. 얀덱스는 현대차 쏘나타 100대에 자체 자율주행 플랫폼을 얹은 로보택시 서비스를 러시아 전역에서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앞서 차량 호출업체 우버 역시 지난 2017년 얀덱스와 함께 세운 합작 법인 얀덱스택시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고 선언했다. 우버는 얀덱스택시 지분 29%를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얀덱스는 지난 1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거래가 정지되면서 자본 조달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얀덱스가 대(對) 러시아 제재로 인해 미국 등 자율주행 기술 수요가 높은 선진국에서 관련 서비스 업체와의 협력 관계가 끊어질 경우 현대모비스와 함께 개발 중인 레벨 4 이상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완성하는 데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러시아 현지 공장에서도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반도체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지난 1~5일 생산을 중단했다. 여성의 날 연휴 이후인 9일에나 조업을 재개할 방침이지만 러시아 현지 물류 차질로 부품 수급이 정상화될지는 불투명하다. 결과적으로 이달 목표 생산량의 절반도 채우기 힘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방의 대러 제재와 그에 대항하는 러시아의 보복조치로 바닷길과 하늘길이 막히고 있는 점도 우리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은 지난 3일 러시아 행 화물 서비스 노선 3곳 중 상트페테르부르크 행 서비스 예약을 2일부터 잠정 중단했다. 러시아 극동지역인 블라디보스토크와 보스토치니 행도 중단 여부를 검토하고 있어 국내 수출기업이 러시아로 보내는 완제품과 부품 운송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4일 러시아 모스크바로 가는 항공편 운항을 중지하기로 결정했다. 모스크바 공항에서 연료 보급 제한 조치가 발효됐기 때문이다. 주 1회 운항하던 인천~모스크바 여객기는 이달 10일부터 18일까지 결항될 예정이다. 현재 러시아에 취항하고 있는 국적 항공사는 대한항공이 유일하다.
종전까지 주 2회 운항하던 화물기 역시 모스크바 경유를 중단하고 각각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곧바로 날아간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신흥 시장 진출 차원에서 러시아 기업과의 협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전쟁이 터졌다”면서 “사태가 장기화되면 우리 기업의 장기적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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