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시행 예정이었던 임산부 교통비 공약
서울시·시의회 ‘조례 제정’ 갈등에 지연
자치구 “저출산 대책 시급…갈등 해결 요구”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임산부 교통비 무료’ 공약이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의 책임 떠넘기기로 지연되고 있다.
서울시와 시의회는 4월 조례 제정과 예산 편성을 마무리한 뒤 약속대로 7월 지급을 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비슷한 정책을 시행하던 자치구의 경우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오세훈 시장의 주요 공약 중 하나였던 ‘임산부 교통비 지원’ 사업을 2월 중 조례 개정 후 시행하려 했으나 시의회에서 반려되자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예산안에 올려 재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정책 추진을 위해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서울시 출산 및 양육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출했으나 ‘예산 편성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심사 단계에도 오르지 못한채 2월 본회의 처리는 무산됐다. 시는 시의회 요구에 맞춰 추경 예산에 편성한 뒤 3월에 열리는 임시회 일정에 맞춰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앞서 오 시장은 서울시장 선거 당시 결혼한 여성이 마음 놓고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며 ‘임산부 대중교통 요금 무료’를 공약했다. 구체적인 내용으론 임산부 1인당 70만원 이내의 범위에서 교통비를 지원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다만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는 ‘조례제정 순서’를 두고 갈등 중이다. 시는 시의회에서 의결이 된 조례가 있어야 예산 편성과 집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고, 시의회는 예산편성을 보고 조례 개정을 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시의회는 해당 조례 심사 중단 이유를 ‘서울시의 무책임함’이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의 역점 공약인 임산부 교통비 정책이 지난해 본예산 편성에서 관련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는 입장이다.
시의회 보건복지위 관계자는 “시의회 역시 저출산 대책의 시급성에 동의하고 있다”며 “하지만, 해당 사업은 오 시장의 역점사업임에도 지난해 예산에 관련 예산이 편성 돼지 않았다. 준비가 하나도 되지 않았다는 것인데 조례 편성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했다.
시는 이를 두고 ‘통상적인 절차’라고 해명했다. 예산 편성을 뒷받침할 만한 조례가 없으면 예산 편성도 어렵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조례 제정 이후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 관례”라며 “시의회에서 논의조차 하지 않아 진행이 어렵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시의회와의 갈등 연장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시의회의 발목잡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며 “본예산이 편성되지 않았다고 조례 심사조차 진행하지 않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이같은 갈등 상황에서 올해 초부터 임산부 대상 지원 사업을 추진하려던 자치구 정책은 사업의 유사성을 이유로 보류되거나 폐기됐다. 자치구에서는 저출산 대책의 시급성을 언급하며 조속한 갈등 해결을 요구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자치구 차원의 임산부 지원 사업과 시 차원의 사업이 중복되기 때문에 관련 사업들을 보류한채 서울시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라며 “상황이 늦어질수록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시민”이라고 했다.
또 다른 자치구 관계자 역시 “저출산 대책은 속도가 가장 중요한데 현재로선 자치구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시와 시의회가 원만하게 합의해 진행하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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