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 한류의 열기가 심상치 않다. 지금의 한류 붐은 코로나19와 함께 시작됐다.
넷플릭스의 인기와 함께 한국 드라마가 일본 열도를 강타한 것이다. 일본 주요 도시에서 ‘사랑의 불시착’을 주제로 한 전시회가 열리는가 하면, ‘이태원 클라쓰’는 일본판으로 리메이크될 예정이다. 또한 한국 여행을 가지 못하게 되자 화장품·가공식품 등 소비재 대일(對日) 수출이 증가했다.
최근의 한류 붐은 크게 세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 세대와 성별을 구분하지 않는 점, 둘째, 일상에 깊숙이 파고들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점, 셋째, MZ세대 중심으로 한국 문화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소프트파워가 한류를 전 연령과 성별로 확대시키고 있다. 기존의 한류는 젊은 세대와 여성 중심이었지만 점점 그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업무 중에 만나는 일본의 40~50대 남성이 ‘오징어 게임’과 ‘사랑의 불시착’을 봤냐고 먼저 묻는다.
또한 폐쇄성이 높은 일본 문학시장에 한국의 소설과 수필이 진출하며, 동네 서점에서도 일본어로 번역된 한국 도서가 판매되고 있다.
두 번째 특징은 한류가 일본인들의 일상 깊숙이 파고들었다는 점이다. 4년 전 도쿄 근무 때는 한국 식품을 사려면 한인마트에 가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동네 슈퍼나 편의점에서 한국 라면이나 과자, 술은 물론이고, 조미료까지 쉽게 살 수 있다.
일본 대기업들도 이러한 추세를 발 빠르게 반영하고 있는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은 순두부찌개, 육개장, 김밥 등을 즉석식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제품명도 한국어 발음 그대로 적었다. 이러한 표기 방식이 한국 본토의 맛을 원하는 일본 소비자 사이에서 더 인기가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체인인 ‘훼미리마트’의 오키나와 법인에서는 ‘한국 페어’를 준비 중이라며 한국 식품을 소개해 달라고 후쿠오카무역관에 요청하기도 했다.
마지막 특징은 MZ세대를 중심으로 한국 문화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일본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도한(渡韓) 놀이’가 인기다. 한국 여행 가상놀이를 뜻하는데, 호텔을 빌려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 콘텐츠를 보며 한국에 온 것처럼 즐기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으로 여행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MZ세대가 새로운 놀이문화를 만든 것인데, 패키지로 판매하는 호텔까지 생겨날 정도다. 한인타운이 없었던 후쿠오카에도 한국 음식점이 몰려 있는 지역이 만들어지고 젊은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특징을 볼 때 일본에서 한류의 영향력이 단시간 내에 끝날 것 같지 않다. 콘텐츠의 인기가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만들고, 상품 구매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 유통업계에서는 ‘일본에 알려지지 않은 한국 히트상품’을 찾기 위해 한국의 최신 트렌드 수집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이 바로 우수한 소비재기업들이 일본 시장 문을 두드릴 적기라고 생각한다.
남윤실 코트라 후쿠오카무역관 과장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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