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男女 갈라치기 선거전략 시전한 정치권
대선 후 친여 지지자 尹 비난 행태 부추겨
1만 3000개 ‘댓글 전쟁’ 주역된 20대 男女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살인 청부’ 하자는 조롱글이 호응을 얻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뒤, 해당 커뮤니티에서 ‘관련 기사를 신고해 삭제시켜버리자’며 포털 기사를 신고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득표율을 위해 20대 남녀를 갈라치기 했던 정치권의 선거전략이 승자조차 웃지 못하는 극단의 사회갈등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논란이 된 커뮤니티에서는 ‘윤 당선인 살인 청부’ 논란을 보도한 포털 뉴스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네이버에 집단으로 신고를 가해 해당 기사를 삭제시키자는 여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관련 게시물에는 ‘신고 완료했다’는 댓글만 수백개가 달린 상황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특정 성별, 특성 정치 성향을 가진 기자와 매체가 기사를 악의적으로 작성하고 여권 지지자를 매도하고 있다며 이같은 신고에 나섰다. 실제로 살인을 청부하고자 하는 의도로 작성한 글이 아님에도 이재명 지지 집단을 악마화 하기 위해 언론이 사건을 부풀렸다는 게 해당 커뮤니티 회원들의 주장이다.
해당 커뮤니티가 삭제를 시도한 ‘윤 당선인 살인청부’ 뉴스는 20일 보도된 기사다. 제20대 대통령 선거 결과가 확정된 지난 10일 이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윤 당선인을 청부살인하자는 게시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박민영 전 국민의힘 청년보좌역이 이날 페이스북에 공개한 해당 게시물은 ‘필리핀은 청부살인 20만~30만원이라는데, 국내 도입 시급하다’,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10만명이 공구하면 안 되나’, ‘필리핀에 청부업자 구하러 갈 파티원 모집합니다’ 등의 제목으로 작성돼 있다. 대부분 윤 당선인을 향한 적대감에서 비롯된 것들이지만, 실제로 청부살인을 모의한 내용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보도와 야권 측 언급 이후 해당 논란은 여야 지지세력들의 온라인 댓글 전쟁으로 확대됐다. 해당 사건을 보도한 조선일보 기사 댓글창은 21일 오후 2시 기준으로 1만 3000개의 댓글이 달리는 ‘격전지’가 됐다.
해당 기사의 댓글 작성자 연령대와 성비는 이같은 현상이 20대 남성과 여성의 성대결 구도임을 보여준다. 네이버가 공개한 댓글 작성자 연령대는 20대가 27%로 1위, 남성과 여성 비율은 1대 1이다. 대선 국면에서 정치권이 도입한 일명 ‘이대남·이대녀’ 대결 구도 양상이 대선 이후 온라인 공간에서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정치권에서도 계속해서 극단으로 치닫는 온라인 대결 구도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득표율을 위해 20대 남녀를 갈라치기한 결과가 계속된 사회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전 청년보좌역은 이번 사건을 놓고 “‘여성시대’ ‘더쿠’ 등 극단적 여초 커뮤니티의 악행”이라며 “지금이라도 공론화해 양지로 끌어내지 않으면 이들은 ‘일간베스트(일베)’ 이상의 괴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정의당에 복당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의 대선 전략은 철저히 실패했다. 이준석식 정치는 이제 퇴출되어야 한다”며 “여성혐오 갈라치기 전술은 본인의 변명과 달리 철저히 실패했다. 20대 남성이 윤석열에게 몰아준 표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20대 여성은 이재명에게 몰표를 던졌다”고 꼬집었다.
한편 경찰은 해당 커뮤니티에서 벌어진 사건이 협박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보고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이날 여성시대, 더쿠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작성된 ‘윤 당선인 청부 살인’ 관련 게시글과 댓글 작성자를 상대로 내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사건 배당이 빠른 시일 내 이뤄질 예정이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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