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미선 경상대 박사, ‘일제 검열…’ 논문서 분석
“일제, 소년저항운동 막으려 잡지 ‘어린이’ 검열”
“10만 구독 ‘어린이’, 총독부는 삭제·몰수”
“검열기록 담긴 日경찰월보와 삭제 내용 불일치”
“‘어린이’, 방정환의 어린이 사랑·저항 정신 반영”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이한 올해, 학계에서 소파 방정환 선생이 창간한 잡지 ‘어린이’가 소년운동을 주도하며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로부터 숱한 억압을 받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2일 연구에 따르면 ‘일제 검열에서 드러난 ‘어린이’ 사상 특징과 시대적 임무 고찰’ 논문을 쓴 최미선 경상대 박사(아동문학평론가)는 1923년 3월 창간한 ‘어린이’와 당시 총독부의 매월 검열 내용을 담은 조선출판경찰월보를 비교·분석해 이같이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 창간호 발행일을 당초 3·1절인 기미독립선언 기념일로 계획했으나 일본 경찰의 검열로 첫 발행일은 3월 20일로 미뤄졌다. 당시 방정환 선생은 ‘천도교회 월보’에 보낸 글을 통해 “‘어린이’ 탄생은 조선 소년운동의 기록 위 의의 있는 시금석일 것”이라는 내용을 밝힌 바 있다. ‘어린이’ 발행과 조선 소년 운동을 연결시키려 한 의도를 파악한 총독부는 대대적인 원고 검열을 시행했다.
‘어린이’는 일본 경찰의 검열 흔적을 사고(社告)를 통해 독자들에게 알렸다. 1926년 9월 사고에는 “모회사인 잡지 ‘개벽’이 발행 금지를 당했다”는 내용이, 1927년 12월 사고에는 “삭제를 많이 당해 내지 못한 게 많다. 글의 내용에 달라진 게 있으니 읽어보시면 차차 아실 것”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최 박사가 ‘어린이’에서 삭제된 글의 내용과 월보에 수록된 검열 결과를 교차 검토한 결과, 상당한 오류가 발견됐다. 최 박사는 대표적인 예로 책 전체 내용이 검열로 삭제됐던 100호 기념호를 들었다. 당시 압수 목록은 26편으로 개벽사에서 밝혔으나 일제 월보에는 해당 기간 아동문학 매체에 대한 검열 내용이 없었다.
일제는 애초 출판물 검열의 명분을 미풍양속 강화나 조선의 건전한 문화 융성으로 내세웠다. 최 박사는 실제 검열 상황과 월보 기록상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이유로 일제가 대의 명분에 걸맞는 문건의 압수 기록만으로 공문서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제는 ‘어린이’에 조선 어린이들의 민족적 자긍심을 올리는 내용이나, 소년들의 탁월함과 조선의 지리 풍토적 우월성을 강조한 내용을 압수·삭제했지만, 최초 자신들이 내세운 검열의 명분과 이것이 일치하지 않아 월보에 고의로 해당 내용을 누락했다는 얘기다.
최 박사는 일제가 ‘어린이’에 가혹한 검열을 한 배경에는 발행 3년 만에 10만 구독자를 달성한 매체력과도 관련이 있다고 봤다. 당시 ‘어린이’는 단순한 문예지나 정보 제공지를 넘어 아동 인권 옹호를 설파하며 발행됐다. 당시 웬만한 일간 신문에 버금갈 정도라는 당시 편집자의 말도 있었다.
연구에 따르면 ‘어린이’는 조선 소년운동을 주도했으며 어린이날을 제정해 어린이 우대정신을 내세우는 등 아동 인권 운동을 펼친 사상 운동 실천서라고 평가를 받았다.
최 박사는 여기에는 당시 방정환 선생의 영향력과도 연관이 있다고 밝혔다. 당시 방정환 선생이 전국 소년회를 찾아다니며 동화 구연 등을 하며 지원한 덕분에 소년회는 활성화됐다. 또 개벽사에서 주관했던 ‘어린의날’ 행사는 당시 최고의 어린이 인권운동 행사였다. 최 박사는 “특이하게도 방정환 선생의 와병 기사가 자주 실리게 되면서 ‘어린이’의 검열 내용이 거의 사라진다”며 짚었다.
이어 “‘어린이’가 식민지 소년들에게 소년 운동을 일으켜 미래를 꿈꾸게 하고 ‘어린이날’ 운동 등으로 정신을 일깨우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일본 경찰도 간파했기 때문”이라며 “총독부는 검열로 시대 사명과 임무를 방해하려 했고 방정환 선생은 민족정신과 어린이 사랑으로 그에 맞섰다”고 평가했다.
hope@heraldcorp.com
![못 믿을 AI기업…검증하고 평가받게 하라[머브 히콕]](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823.2391f1fe070840f39f8da5e471902ef7_T1.png?type=h&h=240)
![스크린 찢은 ‘댕’ 소리…드뷔시부터 고서방까지, ‘오디세이’ 음악사 [백스테이지]](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5/news-p.v1.20260819.fca8484b83c84c22bd209479c7a9a724_T1.jpg?type=h&h=240)
![옥택연 25억에 낙찰받은 그집, 75억이 됐다…류현진 부부도 사는 강남 고급빌라 [초고가 주택 그들이 사는 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4/news-p.v1.20260904.6851255acf834221b5039de0a2498eb5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