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막기 방식으로 다단계 사기
2015년 7월부터 피해자 7300여명
매월 수익금 5% 주는 ‘5개월마케팅’
法 “대표, 범행 조직적 주도·죄질 나빠”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다단계 사기로 1조원대 피해를 낳은 화장품회사 아쉬세븐 대표가 1심에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았다. 관련된 임원들은 징역 2~11년을, 주식회사 아쉬세븐은 벌금 10억원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이종채)는 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사기)과 유사수신, 방문판매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엄모 대표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아쉬세븐 임원·본부장 등 12명에게는 2년에서 11년에 달하는 징역형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2015년 7월부터 6년 가까이 7300여명이 넘는 피해자를 속여 1조원이 넘는 금액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일당은 실제 화장품 판매 수익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이른바 ‘돌려막기’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실제로는 화장품을 거래하지 않고 4개월간 매월 5% 수익금 지급, 5개월 후엔 원금을 반환하는 소위 ‘5개월 마케팅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엄 대표는 화장품 판매업으로 아쉬세븐을 설립했으나 다단계 방식 투자금을 모집하는데 회사를 활용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부회장은 엄 대표의 경영을 지원, 이사는 투자금 관리, 나머지 임원들은 각 지역본부장으로 활동하며 투자자를 모집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또 본부장 등은 아쉬세븐의 상장 가능성이 없음에도 상장될 것처럼 말해 투자금을 받기도 했다. 이들은 신규 투자자가 줄자 상장사인 A회사의 유상증자에 투자하면 원금 및 수익금이 보장될 것처럼 속였다.
돌려막기 방식으로 다단계 사기를 이어왔던 이들 일당은 지난해 4월 경영난을 이유로 원금 지급을 중단했다. 이에 전국에서 피해자들이 고소가 이어졌고, 서울 송파경찰서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서울동부지검은 지난해 11월 기소했다.
재판부는 이들 일당이 자신들이 생산하는 화장품이 성황리에 판매되고 해외로 수출되는 것처럼 꾸며 투자자를 현혹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런 대규모 다단계 사기는 다수의 피해자 양산은 물론 가정 파탄, 사회에 심각한 영향 등을 일으켜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어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은 엄 대표에 대해서는 “범행 정점에서 계획적, 조직적 주도를 한 점이 확인된다”며 “범죄 사실을 인정하고 동종 전과가 없음에도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해자들도 단기간 고수익을 얻으려는 욕심에서 사실관계를 면밀히 파악하지 않은 채 투자했다”며 “수익금 명목 지급 받은 측면이 있어 실제 피해액은 훨씬 적은 것으로 보이고, 선처를 탄원한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일부 임원에 대해서는 피해자들과 직계혈족이거나 배우자·친족 등 관계에 있다는 점이 면제 사유로 작용했다. 또 지사장, 지점장 일부에 대해서는 공범으로 볼 여지가 상당하나 검찰 제출 증거만으로는 범죄 증명이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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