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0.73%差→지방선거 12대 5 의미

탄핵 이후 쇠락하던 보수 전면복권 재확인

윤정부 출범 초기…집권여당에 힘 실어줘

민주, 입법 장악한 채 ‘균형론’만 외쳐 오판

국민의힘이 이번 6·1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17곳 중 12곳을 차지하는 등 ‘압승’을 거둔 것은 민심이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 집권여당에 힘을 실어준 결과로 풀이된다. 경기도지사선거에서는 막판 대역전극이 벌어지며 더불어민주당도 ‘정권 견제’의 불씨는 살려가게 됐지만 경기도 내에서도 기초단체 31곳 중 22곳을 국민의힘이 석권하는 등 민심은 ‘정권안정론’에 확실히 방점을 찍었다. 여당이 늘 전면에 내세우는 ‘힘 있는 집권여당론’도 전국 곳곳에서 잘 먹혀들어간 것으로 평가된다.

더 긴 흐름에서 바라보면 민심은 이미 지난해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올 3월 대선을 통해 민주당에 ‘심판’을 내린 상태였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패배 원인 분석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모습을 이어갔고, 이번 지선까지 국민의힘에 ‘파죽의 3연승’을 안겼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쇠락하던 보수세력에 민심이 완전히 ‘전면 복권’을 재확인시켜 준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국민의힘 승리의 핵심 요인은 ‘정권안정론’이 민주당이 내세운 ‘정권견제론’을 압도했다는 데에 있다. 이는 동시에 민주당의 ‘오판’이 작용한 측면이 맞물린다. 즉 ‘국민의힘이 잘해서’라기보다는 ‘민주당이 못해서(오판해서)’라는 것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YTN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대패한 이유 중 하나가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한 이유를 제대로 깨닫지 못했다는 것에 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 국민의힘의 압승이 예측된 출구조사 발표 직후에도 기자들에게 “우리 당이 잘나서 국민이 성원했다기보다는 민주당이 문재인 정부 때부터 여러 방면에서 실책을 저질렀고, 윤석열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표를 몰아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통상 새 정부 출범 초 ‘허니문기간’에 펼쳐지는 선거는 여당에 매우 유리한 구도다. ‘정권을 맡겼으니 일을 제대로 한 번 해보라’는 민심이 힘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대선에서 불과 0.73%포인트 차로 석패했다는 점을 근거로, 패인을 분석하고 자성하기보다는 출범한 지 3주된 정부를 향해 ‘정권견제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대선에서 인천과 경기를 포함한 7곳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우세했다는 점(득표율 기준)을 바탕으로 애초 ‘지방선거도 해볼 만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던 것이다. 이는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바람을 일으키겠다’며 연고가 없던 인천 계양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직접 출마하고,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전면 재등판한 배경이 됐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이후에도 오히려 원내 과반 의석 위세를 드러냈다. 강경일변도로 치닫으며 ‘거대야당의 발목잡기’ 프레임에 빠졌다. 특히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강행 입법 국면에서는 민주당이 ‘여전히’ 입법부를 장악하고 있다는 인식을 국민에게 줬다. 이번 선거운동기간 내세운 ‘최소한의 균형론’과는 어울리지 않는 상황이다. 여기에 박완주·최강욱 의원의 ‘성비위 사건’ 등으로 자중지란까지 겪으며 자멸했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희가 더 혁신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데에 대해서 국민 여러분의 평가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윤 대통령 취임 3주 동안 청와대 개방 공약 이행과 역대 최단기간 내 한미 정상회담 개최 등의 ‘빅이벤트’가 힘을 실어줬다. 윤 대통령은 광주에서 있었던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국민의힘 의원 전원 참석 등을 직접 권유하며 진영 간 화해 무드도 조성했다. 비록 초대 내각 인사 2명이 민심의 부적격 판정을 받아 낙마하고, 대통령실 인사도 자진 사퇴하는 등 인사 논란이 일부 빚어졌지만 윤 대통령 취임 후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가 늘어났고, 국민의힘 정당지지율도 민주당을 압도했다. 결국 민주당이 내세운 정권견제심리가 강력하게 작동하기에는 ‘출범 3주’라는 시간은 너무 일렀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이 같은 민주당의 모습이 여권 지지층을 결집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두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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