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가 본격적인 원격근무(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원격근무를 택한 직원은 집이든 카페든, 별장이든 어디든 원하는 곳에서 업무를 볼 수 있다.
본격적인 ‘워케이션(workation)’이 시작된 셈이다. 출퇴근의 고통 대신 집이 아닌 숲이나 바다, 휴가지에 머물며 일과 여행을 함께 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는 여행업계 판도 변화를 예고한다. 에어비엔비는 2021년부터 전 세계에서 장기 투숙 예약자가 늘어나는 현상에 주목, 오는 9월부터 전 직원이 170개 이상의 나라에서 연간 최대 90일 동안 머물며 일하도록 근무 체제를 바꿨다.
원격근무와 여행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이런 디지털 노마드 시대엔 기존 레저 여행과는 소비 기준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여행 비즈니스 전문가로 10여 년째 여행 산업의 흐름을 취재하고 분석해온 김다영씨는 ‘여행을 바꾸는 여행 트렌드’(미래의창)에서 2년 여의 코로나 대유행을 지나며 확연히 달라진 여행의 소비 변화를 알려준다.
워케이션 소비자의 출현은 이미 기존의 호텔 산업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아예 워케이션에 최적화된 숙소와 여행상품도 새롭게 출시됐다. 미국의 신개념 호텔 브랜드 셀리나, 매월 정해진 비용을 지불하면 여러 지역을 옮겨 다니며 거주할 수 있는 일본의 아도레스, 포르투갈의 세계 최초의 디지털 노마드 전용마을인 ‘디지털 노마드 마데이라 아일랜드’ 등이 한 예다.
이런 새로운 여행 트렌드를 이끄는 중심에는 MZ세대가 있다. 이들은 상품 단위로 여행을 소비하지 않고 취향에 맞는 것을 골라 소비한다. 사진과 영상을 찍기 위해 특정 장소를 찾는다. 가령 제주 오름에서 요가하기 등 트렌디한 체험을 하기 위해 여행을 소비한다. 이에 따라 여행사들은 커뮤니티로 진화하고 있다.
코로나 거리두기 이후 한국은 차박, 캠핑이 유행이지만 미국은 밴라이프가 Z세대로부터 호응이 크다. 여기에는 온라인상에서 멋지게 보이고, 특별한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욕망과 함께 코로나로 달라진 환경에서 소득을 창출하는 대안적 삶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대신 여행과 프리랜서로 일하는 방식이다. 이는 Z세대가 전통적인 의미의 여행 소비에서 빠르게 멀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은 밴을 생활용 공간으로 바꾸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자연속에서도 도시의 편리함을 그대로 추구하는 글렘핑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새로워진 여행의 변화를 자세히 다루면서 동시에 현재 여행 업계의 가장 중요한 화두를 제시한다. 그 하나는 트래블테크로, 핀테크, 인공지능, VR/AR, 메타버스 등 선진 IT기술이 여행 산업에 투입, 디지털 전환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모빌리티를 기반으로 커머스, 금융 등 복합적인 기능을 탑재한 슈퍼앱들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크리에이터 경제로 누가 어떤 여행을 경험하는가가 여행 콘텐츠 소비에 결정적 역할을 하면서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다양한 채널의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가 중요해지고 있다. 지속가능한 여행은 꾸준한 여행의 화두로, 가치를 중시하는 MZ세대들에 힘입어 에코 투어리즘, 제로 웨이스트 여행, 저탄소 여행 등이 관심을 받고 있다.
책은 다시 각국의 여행 문이 열리고 있는 때, 달라진 여행 소비의 최전선을 살피며 여행 비즈니스에 인사이트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새로운 경험을 선서하는 여행가이드로서 톡톡이 역할을 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여행을 바꾸는 여행 트렌드/김다영 지음/미래의창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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