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부지 없이 46년만에 문닫아

삼표, 레미콘 4600만㎥ 생산

상습침수지였던 인근 구제역할도

수도권의 각종 인프라와 주택 건설에 레미콘을 공급해 온 삼표산업 성수공장이 지난 16일자로 문을 닫게 됐다. [삼표산업 제공]
수도권의 각종 인프라와 주택 건설에 레미콘을 공급해 온 삼표산업 성수공장이 지난 16일자로 문을 닫게 됐다. [삼표산업 제공]

‘한강의 기적’을 일구는데 한 역할을 했던 서울 성수동 레미콘공장이 대체부지 없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17일 삼표산업에 따르면, 자사 성수공장이 46년 간의 가동을 마치고 문을 닫는다.

성수공장은 1977년 7월 문을 연 레미콘공장으로, 단일공장으론 아시아 최대 규모. 3만6000여㎡의 공장에서 건설경기가 호황이었던 2010년대에는 연간 175만㎥의 레미콘을 생산하기도 했다. 지난 46년간 성수공장이 쏟아낸 레미콘은 4600만㎥에 달한다. 이는 79㎡ 아파트 200만호를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다.

성수공장은 한강의 기적을 뒷받침했다는 평가도 있다. 레미콘은 운송시간이 90분을 넘으면 굳어버려 폐기해야 한다. 성수공장은 서울 중심부란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하루 평균 1200여대의 믹서트럭이 서울 전역의 건설현장을 누비게 했다. 한강일대 개발, 압구정 건설 외에 성수동이 상습 침수구역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에도 일조했다. 성수동은 삼표산업의 전신인 강원산업이 1970년대 한강 공유수면 매립 사업에 동참하면서 상습 침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성수공장은 서울 사대문 내 레미콘 수요의 절반 이상을 담당해 왔다. 하지만 소음과 분진, 교통문제 등으로 인한 민원을 이기지 못했다. 2017년 서울시와 성동구, 성수공장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 현대제철, 삼표산업 등이 공장이전을 결정했다. 지난 5월부터 본격적인 철거에 돌입했다.

성수공장을 대체할 부지는 아직 확보되지 않았다. 삼표산업은 대체부지를 물색하는 한편, 성수공장 레미콘 믹서트럭 지입차주들은 수도권공장에 분산배치할 예정이다. 공장 폐쇄에 대해 차주들은 대안 없는 공장철거로 생존권에 위협을 받게 됐다며 반발, 한 때 철거가 중단되기도 했다. 삼표는 높은 보상액 책정, 일자리 보장, 인력전환 등을 내걸어 차주들과의 협상을 마무리했다.

윤인곤 삼표산업 대표는 “성수공장이 그동안 생산한 레미콘은 도시 현대화와 주거복지 안정의 밑거름이 됐다는 점은 인정받을만 하다”고 말했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