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 260명 충원’ 발표한 작년에 고작 2명 늘어
올핸 30명 줄어…경찰청 “목표치는 변함없다”
‘기피보직’ APO…“감정노동 수반해 업무과중”
제도 시행 6년째인데 절반 이상이 재직 1년 미만
전문가들 “전문성 강화시켜야 제도 정착 가능”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내년까지 260명을 늘리기로 했던 학대예방경찰관(APO)이 올해 들어 오히려 30명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정인이 사건’ 이후 아동학대 대응 체계 보완의 일환으로 나왔던 대책이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전국 APO는 707명으로, 지난해(737명) 대비 30명 줄었다.
이는 경찰청이 지난해 ‘정인이 사건’ 이후 발표했던 APO 증원계획과 상반되는 결과다. 생후 16개월 입양아가 양부모 학대로 사망한 사건 이후 수사기관이 초기 대응이 실패한 결과라는 비판이 잇따르며 나온 대책이다. 당시 경찰청은 관계부처와 함께 낸 ‘아동학대 대응 체계 보완방안’에서 내년까지 APO 260명을 추가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올해 신규 채용된 APO는 50명”이라며 “감소분을 반영해 채용을 늘리고, 목표치 달성이 어렵다면 내후년까지도 채용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APO 채용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결과적으로 전체 인원이 줄어든 것은 그보다 더 많은 인원이 보직을 이동하거나 그만둔 영향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경찰관 사이에서 APO는 ‘기피 보직’으로 알려져 있다. 아동학대뿐 아니라 노인학대까지 가정폭력 전반을 예방하고 사후관리하며 업무가 가중되는 탓이다.
과거 APO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서울 소재 A경찰서 관계자는 “매일 수십명의 학대피해자에게 전화하고 가정방문하면서 감정적으로 소진되고, 추가 피해가 발생할지에 대해 모니터링하며 부담감, 긴장감까지 더해져 업무 강도가 상당했다”며 “새벽에 신고가 들어오면 기관에 연계하기도 어려워 밤새 사건 현장에서 피해자와 함께 기다렸던 적도 많다”고 털어놨다.
서울의 B경찰서 관계자 역시 “예방업무가 잘하면 기본, 못하면 무한책임을 지는 구조라 아무래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했다.
APO제도가 시행된지 6년째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이 재직기간이 1년 미만이라 전문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기준 APO 53%(373명)는 재직기간이 1년에 못 미쳤다. 재직기간별로 ▷1~2년 24%(168명) ▷2~3년 9%(61명) ▷3년 이상 15%(105명)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학대 예방 체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APO 전문성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APO 직무 소진 현상을 연구한 이상민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범죄 사건을 처리하는 경찰이면서도 피해자의 감정에 공감도 하는 과정에서 직무 소진이 타 보직보다 두드러졌다”며 “인력 충원을 통해 업무를 세분화해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경찰서 관계자 역시 “학대피해자가 말로는 가해자와 분리를 원치 않는다고 하더라도 마음으로는 간절히 분리를 원할 때도 있다”며 “이런 지점을 면밀히 포착할 수 있는 전문성이 어떤 보직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도 “인력 확충과 예산 확보를 통해 APO가 현장에서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돕고 피해자 보호 중심의 시스템 구축을 위해 국가가 아낌없이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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