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 인천·수원발 직결사업 차량 11월 발주… 납품기한 2026년 11월

지난해 입찰 무산… 현대로템, 량당 70억7000만원 요구

허종식 의원 “물량 적으면 가격 올리는 독점기업 폐해, 국가 향한 ‘갑질’” 주장

현대로템 고속열차〈연합 제공〉
현대로템 고속열차〈연합 제공〉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발 KTX와 수원발 KTX 개통이 정상 개통 시점이 2025년에서 2027년으로 미뤄지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고속차량 제작사인 현대로템이 지난해 정부의 고속차량 입찰에 수량이 적고 가격이 낮다는 이유로 불참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11일 허종식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이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는 오는 11월께 인천·수원발(16량)과 평택~오송(120량) 등 고속열차 136량(동력분산식 EMU-320)에 대한 입찰 공고를 낼 계획이다.

배정된 예산은 7623억원(량당 단가 55억4000만원)이며 정부와 철도공사가 각각 50%씩 부담한다. 이런 가운데 인천발 KTX와 수원발 KTX 차량의 납품 기한이 2026년 11월 30일까지 설정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당초 계획했던 2025년 개통이 무산되고 빨라야 2027년부터 운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2018년 2월 기본계획을 고시할 때 2024년말에 개통한다고 밝힌 바 있다.

철도공사 측은 차량 제작과 시운전 등에 약 48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11월초에 입찰공고를 내야 납품 기한(2026년 11월 30일)을 지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허종식 의원은 “인천발·수원발 KTX 사업 정상 개통 시점이 차질을 빚게 된 것은 지난해 공사가 발주한 차량 입찰에 현대로템이 수량이 적고 가격이 낮다는 이유로 응찰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철도공사는 2025년 개통 계획에 따라 구입 예산 822억원(정부와 공사 50%씩 부담)을 세우고 고속차량 2편성(16량)을 단독 발주하기로 결정했다.

허 의원은 “철도업계는 현대로템이 지난 2016년 12월 똑같은 차량(2편성 16량)을 591억원에 계약한 전례가 있어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그러나 8월과 9월, 12월 등 3차례에 걸쳐 진행된 입찰에 응찰하지 않아 결국 차량 구매 계약이 성사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로템이 ‘가격 부풀리기’를 한 정황이 공사 이사회 자료를 통해 확인됐다고 허 의원은 주장했다.

공사의 발주 가격은 량당 단가 51억4000만원이었으나 현대로템은 당초 예산 대비 37.5% 높은 70억7000만원을 제시했다. 공사가 3차 입찰 때 량당 단가를 54억9000만원으로 상향했지만 현대로템은 끝내 70억7000만원을 고수했던 것이다.

고속차량 제작사가 단일업체다 보니, 가격을 높게 책정하고 공급량이 적을 경우 공급을 거절하는 독점의 폐해가 인천·수원발 KTX 차량 입찰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허 의원은 “민간기업의 이익 때문에 국가가 시민들에게 한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된 초유의 사태로 이는 독점기업의 국가를 향한 ‘갑질’에 해당한다”며 “현대로템의 이같은 행태는 국가의 철도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진행된 입찰과 납품 현황을 보면, 현대로템이 국가철도계획을 무력화시킨 사실은 비일비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2020년 서해선 및 동해선용 고속차량(EMU260) 30량 입찰에도 세 차례 무응찰로 유찰됐고 지난해 12월 단가와 수량이 각각 31억1000만원에서 46억2000만원으로 증액, 30량에서 84량으로 증차해 계약한 바 있다.

차량 계약을 맺고도 제때 공급하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 지난 2006년 KTX-산천을 시작으로 2016년 KTX-이음(EMU-260)까지 7개 사업 가운데 납품일자를 지킨 건 2건에 불과했다.

납품일자를 지키지 못한 4건의 계약에 대해서 현대로템이 낸 지체상금은 1794억원이며 지난 2016년 계약한 동력분산식 고속차량(EMU-320, 16량)의 경우 납품기한이 2021년 3월인데 지금까지 제작이 지연돼 2023년 12월에 최종 납품이 될 거라고 공사는 설명했다. 무려 33개월이나 지연되는 것이다.

허 의원은 “혼자 유찰시키고 수의계약으로 사업을 따내는 행태가 10년 넘게 반복되면서 정부는 독점사업자의 요구에 끌려갈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며 “독점사업의 폐해나 부작용에 대해 정부가 정확하게 사태를 파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gilber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