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층 격화될 미중 경쟁…파고 한가운데 서있는 한반도

中 ‘대만독립 반대’vs美 ‘대만해협’ 주요 의제…강경 외교

북중 밀착 속 ‘북핵문제’ 고리로 한미일 밀착 가능성

관례적으로 ‘축전’ 보내와…11월 G20에서 정상 만나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공산당 총서기 및 정치국 상무위원회(상무위) 구성원을 뽑는 당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를 마친 뒤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임 상무위 기자회견장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공산당 총서기 및 정치국 상무위원회(상무위) 구성원을 뽑는 당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를 마친 뒤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임 상무위 기자회견장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마무리되면서 ‘시진핑(習近平) 집권 3기’가 막을 올렸다. 이번 당대회에서 중국이 기존 대외정책 등 연속성을 가져가면서도 ‘핵심이익’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내면서 미중 경쟁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파고 한가운데에 서 있는 우리나라는 대만해협 문제와 공급망, 북핵 문제까지 얽혀 있어 윤석열 대통령의 대중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시 주석의 연임이 확정된 만큼 윤 대통령과 취임 후 첫 정상회담 시점에 이목이 쏠린다.

시 주석의 3연임과 더불어 중국 외교사령탑도 교체될 예정이다. 우리나라 국가안보실장과 카운터파트인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퇴진하고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핵심 정치국 위원 24명 중 한 명으로 올라서면서 외교사령탑을 맡을 것이 유력하다. 왕 부장은 강성파로 분류된다. 외교부는 24일 이번 당대회 결과와 관련해 “새로운 지도부 선출 등 관련 사안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정부는 새로운 중국 지도부와 상호존중과 호혜 정신을 기반으로 더욱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도록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중국이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을 예고하면서 동맹 중심 외교를 펴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가 자국 주도의 국제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한국의 역할을 더욱 적극적으로 요청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이 이번 당 대회에서 미국을 직접 지칭하진 않았지만 미국에 대한 간접적 비판을 이어졌다”며 “미중 전략적 경쟁 구도는 심화될 것으로, 한미동맹을 공고히하면서 한중 협력을 추진해나간다는 것이 마치 미국을 택한 것처럼 보이는 모습은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 3기’ 미중 갈등의 최전선이자 동북아 지역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대만해협 문제는 가장 큰 변수다. 시 주석은 지난 16일 당 대회 개막식 업무보고에서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 포기 약속을 절대 하지않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대만 독립 반대와 억제 의지를 공산당의 ‘헌법’인 당장(黨章·당헌)에 처음으로 명기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촉발된 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 상태에서 자칫 우발적 충돌이 일어날 경우 주한미군 투입 등으로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한미·한미일 고위급 회담에서 대만해협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지고 있다. 백악관은 지난달 29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윤 대통령을 예방한 후 “중국과 대만,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논의했다”고 발표했다. 미 국무부는 오는 26일 일본 도쿄에서 개최되는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에서도 대만해협 문제가 다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미국의 수출통제에 맞서 과학기술 자립을 선언하면서 공급망과 첨단기술 문제와 관련해 더욱 민감하게 대응할 전망이다.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가 출범한 데 이어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4’(Fab4·미국 한국 일본 대만)가 예비회의를 개최하면서 이에 대한 견제 수위에 대해서도 주목된다. 김 교수는 “중국이 주변 국가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만큼 우리는 협력 공간을 확대해 나가면서 산업 공급망 안정을 위해 중국의 주변국 외교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고리로 북중 간 전략적 공조가 견고해지면서 한반도에 한미일과 대립 전선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북한의 도발이 강해질수록 한미일 안보협력은 강화되는 명분이 생기고, 미국의 전략자산 배치 등에 중국이 견제에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북중은 중국 당대회를 전후로 축전을 통해 더욱 밀착하고 있지만 중국의 한반도 정책이 ‘현상유지’인 만큼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중국이 협력을 이끌어야 한다. 당장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윤석열 정부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한중 간 문제는 기본적으로 구조적인 문제만 남았다”며 “우리의 원칙을 강조하면서 기준점을 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중국이 한국을 압박할수록 우리는 한미동맹을 강조하게 되고, 특히 북핵 문제에 있어서는 자연스럽게 한미일 3각 공조가 강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국도 한국을 세게 압박해서 얻을 것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부터 중국도 전략적 고민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산당 총서기를 선출하는 당 대회나 국가주석을 확정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 후 우리나라 대통령은 관례적으로 축전을 보내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19차 당대회 후,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2년 18차 당대회 후,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전인대 후 각각 축전을 발송했다. 앞서 시 주석은 윤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축전을 보냈으며, 당선인 신분으로는 이례적으로 전화통화를 했다. 외교부는 “23일 중국 측의 공식 발표가 이뤄진 만큼 (축전 등과) 관련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내달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시 주석이 참석할 예정인 만큼 윤 대통령과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개최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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