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 8일째 산업현장 피해 잇달아

기아, 지역사회 단체에 ‘완성차 보관’ SOS 요청

시멘트 끊기자 공사현장 위기…도로 확장 중단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타격…“다음주 피해 확대”

화물연대 총파업 일주일째인 지난달 30일 오전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앞에 운행을 멈춘 화물차들이 주차돼 있다. [연합]
화물연대 총파업 일주일째인 지난달 30일 오전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앞에 운행을 멈춘 화물차들이 주차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지난달 24일 민주노총 공공 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가 시작한 집단 운송거부 투쟁(파업)이 8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산업현장 전반에서는 물류 운송 차질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철강과 자동차를 공급처·소비자에게 전달하지 못하면서 업체들은 완성품을 보관하기 위한 장소를 물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 광주공장이 완성차를 보관하려 확보한 부지는 광주 제1전투비행장(3000여 대)과 광주시청 야외음악당(300대)을 포함한 인근 시설이다. 기존 평동 출사장(5000여 대), 전남 장성 물류센터(3000여 대) 외에 8000여 대를 추가로 보관할 장소를 마련하면서 1만6000여 대의 차량 적치 공간을 마련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기아 광주공장 측에서 12월 중순부터 차량 야적 가능성을 전했다”며 “아직 시설에 차량을 보관하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 그 규모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기아 광주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은 하루 약 2000여 대 수준이다. 광주공장은 자회사 현대글로비스에서 운전원 70여 명을 간접고용 형태로 채용한 후, ‘로드 운송(직원이 직접 운전해서 차량을 배송하는 것)’ 형태로 차량을 배송하고 있다. 앞서 카캐리어를 활용해 대부분 이뤄지던 운송이 광주공장에서는 현재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하루 생산하는 2000여 대 완성차를 고객에게 대부분 배송하고 있다”라면서 “파업이 계속될 경우를 대비한 차원에서 부지를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산업현장에서도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시멘트 업계 운송종사자를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에 나섰지만, 전국의 459개 건설 현장 중 256개 현장(56%)에서 레미콘 타설이 중단됐다. 도로와 보행로 공사도 현재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실제 부산시 해운대구는 관내에서 진행 중인 도로 정비공사·차로 확장공사 등 4건의 일시 정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지난달 30일까지 출하 차질 상황에 놓인 상품 규모가 총 60만t(톤), 금액으로는 8000억 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건설, 자동차, 조선 등 철강 유관 업계의 생산 차질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다만 지난 9월 태풍피해를 입은 포항지역의 철강소 복구 작업은 원활히 진행 중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다행스럽게도 화물연대 측에서 복구에 들어갈 물품의 제철소 반입을 허용하고 있다”면서 “포항제철소 총 18개 압연공장 중 올해 15개를 복구할 예정이고, 현재 1열연·1냉연 등 7개 공장이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파업이 다음 주까지 이어질 경우 피해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생산·운송 차질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품 및 소재 운송이 어려워지면 결국 대기업의 정상적인 운영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 산업의 구조상 아래(중소기업)가 무너지면 위(대기업)까지 흔들리는 건 당연하다”며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은 중소기업의 물류 피해가 수면 위로 떠 오르는 시점이 되면 물류 대란은 걷잡을 수 없이 연쇄적인 악영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무역협회에 따르면 1일까지 집계된 화주 측 애로사항은 총 46개사에서 79건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납품 지연으로 인한 위약금 발생 및 해외 바이어 거래선 단절이 36건(45.6%)으로 가장 많았다.


zzz@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