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세계서 전력 소모 가장 크지만 2050년 탄소중립
SK 2040년·현대차 2045년·LG 2030년 탄소중립 목표
청정 에너지 도입 확대·탄소 포집활동으로 흡수량 늘려
전기차·배터리 등 친환경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 변경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탄소중립을 향한 국내 기업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수입품에 탄소국경세를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도입하는 등 탄소중립을 위한 장벽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특히 글로벌 유수의 기업들은 협력업체의 제품 생산 과정에까지 탄소중립을 요구하고 있다. 소비자 역시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기업을 운영하는 데 있어 탄소중립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4대그룹은 일제히 탄소중립 목표를 세우고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모색 중이다. 탄소중립은 친환경 발전원을 확대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탄소 포집·저장 활동을 통해 흡수량을 증대,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재계 1위 삼성전자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구체적인 이행 방안이 담긴 ‘신(新) 환경경영전략’을 발표하고, 경영의 패러다임을 ‘친환경 경영’으로 전환한다는 선언도 내놨다.
반도체부터 스마트폰, TV, 가전까지 전자산업 전 영역에서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력(25.8TWh, 2021년)을 사용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제조업체다. 전력 수요가 큰 만큼 재생에너지 수급이 쉽지 않다. 삼성전자의 탄소중립이 ‘도전’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공정가스 저감, 폐전자제품 수거 및 재활용, 수자원 보존, 오염물질 최소화 등 환경경영 과제에 2030년까지 총 7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에 필요한 비용을 제외한 수치다.
또 혁신적인 초저전력 기술 개발을 통해 제품 사용 단계에서 전력 사용을 줄이고, 원료부터 폐기까지 제품 전 생애에 걸쳐 자원순환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특히 제품의 사용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저감하기 위해 제품의 에너지 효율 제고에 기술적 역량을 집중한다. 삼성전자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 자체로 탄소배출 저감에 동참하는 활동이 되도록 한다는 의미다.
SK는 탄소중립 시점으로 보다 앞선 2040년을 내세웠다. 2040년은 국제협약 프로젝트에서 계획한 2050년보다 10년이나 더 이른 시점이다. SK는 지난 2020년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RE100에 가입했고, 계열사별로 다양한 탄소중립 목표를 추진 중이다.
SK는 환경 관련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그룹 내 최고 의사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 ‘환경사업위원회’를 신설했다. 또 수소사업추진단을 구성해 관계사의 청정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수소 관련 비즈니스의 시너지 효과를 높여가는 데도 힘쓰고 있다.
특히 배터리 재생 분야는 SK가 중점 추진하는 탄소중립 실현 방안 중 하나다.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 재활용(BMR) 기술 개발 및 BaaS(배터리생애주기서비스) 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SK온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직접 나서며,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9월 2045년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기후변화 통합 솔루션’을 공개하며 탄소중립 기업으로의 행보를 본격화했다. 클린 모빌리티, 차세대 이동 플랫폼, 그린 에너지 3대 목표도 세웠다.
구체적으로는 2040년까지 차량 운행, 공급망(협력사), 사업장(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2019년 수준 대비 75% 축소한다.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을 도입해 2045년까지 실질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 또 2045년까지 제품과 사업 전반에서 탄소 중립을 달성하고, 친환경 모빌리티 및 에너지 솔루션에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자동차 제조사라는 특성을 살려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완성차 중 전동화 모델의 비중을 2030년까지 30%, 2040년까지 8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더불어 현대차는 2045년까지 제품을 제조 및 생산하는 사업장의 탄소 중립도 진행한다. 생산 과정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기존의 화석 연료가 아닌 재생 에너지로 전환한다. 기아 역시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비전하에 2045년까지 탄소 중립 달성을 선언했다.
LG전자는 2030년 탄소중립, 2050년 재생에너지 100% 전환이라는 중장기 계획을 세웠다. 구체적으로 2025년까지 해외 모든 생산법인은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해, 국내외 전체 전기사용량의 5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 국내 사업장에도 재생에너지 사용을 점진적으로 늘려 2030년과 2040년의 재생에너지 전환율을 각각 60%, 90% 달성할 계획이다.
또 재생에너지 100% 전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고효율 태양광 패널을 활용한 재생에너지 발전 및 사용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인 REC(Renewable Energy Credit) 구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직접 전력을 구매하는 PPA(Power Purchase Agreement) 등을 검토·활용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탄소배출 규제를 강화하는 세계 각국의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국제사회의 재생에너지 전환 흐름에 맞추기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잇달아 수립하고 있다”며 “탄소중립 달성은 향후 기업의 핵심 경쟁력을 좌지우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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