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자살위해물건' 지정·관리 후

이를 사용한 자살 사망자 수 줄었다

번개탄 [사진=헤럴드경제DB]
번개탄 [사진=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정부가 번개탄 등 특정 물건이 극단적 선택에 쓰이는 걸 막기 위해 '자살위해물건'을 지정한 이후 1년 동안 해당 물건을 이용한 극단 선택이 약 1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김낭희 부연구위원이 '형사정책연구'에 게재한 연구에 따르면 자살위해물건 고시가 제정된 지난 2020년 1월을 기준으로 전후 자살사망자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20년 한 해 자살위해물건으로 인한 자살사망자는 2078명으로 2019년의 2497명 대비 16.78% 감소했다.

정부는 자살예방법에 근거해 '자살 수단으로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거나 가까운 장래에 자살 수단으로 빈번하게 사용될 위험이 상당한 물건'을 자살위해물건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자살을 부추기거나 도울 목적으로 자살위해물건의 판매 또는 활용 정보를 온라인에 퍼뜨리면 형사 처벌될 수 있다.

2020년 1월 고시 제정 당시 ▷일산화탄소 독성효과를 유발하는 물질 ▷살충제의 독성효과를 유발하는 물질 ▷제초제·살진균제의 독성효과를 유발하는 물질이 자살위해물건으로 지정됐다.

정부는 자살위해물건을 구체적으로 정할 경우 자살 방법을 홍보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이같이 지정했다.

위 세 가지 자살위해물건 중에서는 번개탄 등 일산화탄소 독성효과를 일으키는 물질로 인한 자살사망자가 지정 후 1년간 가장 많이 줄었다.

일산화탄소로 인한 자살 사망자는 고시 전인 2019년 1999명에서 2020년 1622명으로 18.86% 줄었다.

살충제로 인한 자살사망자와 제초제·살진균제에 의한 자살사망자도 같은 기간 각각 10.23%(88→79명), 8.05%(410→377명) 감소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고시 이후 세 가지 자살위해물건을 사용한 자살사망자가 모두 감소했다"며 "번개탄 등 일산화탄소의 독성에 의한 자살사망자의 감소율이 가장 높고, 수도 많은 것으로 보아 고시의 효과가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올해 8월 고시를 개정해 항뇌전증제, 진정제·수면제·항파킨슨제에 의한 중독효과를 유발하는 물질을 자살위해물건으로 추가 지정했다.

고시에 구체적 약물을 명시하지는 않지만 대표적인 예로는 졸피뎀이 있다. 졸피뎀은 진정·수면 효과가 있어 불면증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이지만, 의존·중독성이 강해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으로 분류된다.


badhone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