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취급액 기준
10%이상 고금리도 5%가까이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 “대출도 타이밍인가요?” 지난해 신혼집 구입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A씨는 3년 전 고정혼합형으로 대출을 받은 직장동료의 금리가 2%대인 것을 보고 부러웠다. “변동금리가 적용될 올해 하반기가 걱정이라는 푸념마저 배부른 소리로 들렸다”는 그는 은행들이 대환대출수수료를 일시적으로 경감하거나 없애기로 한 만큼, 기준금리 인하가 빠르게 나타나길 바라고 있다.
제로금리(0.5%)에서 3.5%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는 동안, 대출을 받아야하는 차주들의 금리 부담도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대출 1%만 3%미만 금리 적용...5~6%가 37.1%로 최다
23일 한은 ‘예금은행 금리수준별 여수신비중(신규취급액 기준)’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되기 전인 2021년 7월엔 새로 받는 대출의 72.2%가 대출 금리 3%미만을 적용받았지만 가장 최근통계인 지난해 11월엔 1%로 급감했다.
한은은 2021년 8월 금융통화위원회부터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왔다.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진 1년5개월의 기간 동안, 금리 5~6%를 적용받는 비중은 1.7%에서 37.1%로 급증했다. 특히 한은이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직후인 작년 8월 이 비중이 11.0%로 7월(6.9%)대비 4.1%포인트나 뛰면서 갑자기 두자릿수가 됐다.
두번째 빅스텝을 단행한 지난해 10월부터는 5~6% 대출금리 비중이 30%대를 넘겨 34.6%를 기록했다. 그래도 이때까진 4~5%대 금리를 적용받는 대출 비중이 더 컸는데, 11월부터 이 비중은 28.6%로 줄고 5~6%대 금리 적용 대출 비중이 37.1%로 뛰면서 대출금리가 더 빠르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6~7% 금리 적용 비중도 지난해 11월부터 11%로 두자릿수가 됐다.
기준금리 인상 전에는 대출비중의 1% 미만을 차지하던 10%이상 금리를 적용받는 대출 비중도, 작년 11월에는 4.8%로 늘었다. 특히 12% 이상 고금리를 적용받는 대출 비중이 10월부터 2%를 넘겼다.
"집값 떨어져도 금리 때문에" 중간소득자 살 수 있는 서울아파트 하위 2.5%
금리가 이렇듯 가파르게 오르면서 집값 하락에도 주택구입능력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의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주택구입잠재력지수(KB-HOI)는 2.45로, 통계 편제를 시작한 2009년 3분기 이후 가장 낮다.
이 지수는 중위소득 가구가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한다고 가정할 경우, 소득과 자산 등 경제능력 내 주택구입능력을 의미한다. 2.45는 중간 소득 가구가 서울에서 대출을 받아 살 수 있는 가구는 100채 중 하위 2.45채에 불과하단 뜻이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전인 2019년 말에는 17.72였고,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되기 전인 2021년 2분기까지 3.95였다. 그러나 제로금리가 끝난 2021년 4분기 2.7로 무너졌고, 사상 첫 빅스텝이 시작된 3분기에는 2.45로 재차 하락했다.
한은에 따르면 이 기간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가중평균 금리(신규취급기준) 2% 대에서 4.43%로 뛰었다. 3분기말 기준 4.43%의 금리는 2012년 3분기(4.45%) 이후 10년만에 가장 높다.
금리가 오르면서 중위소득 가구가 대출을 받아 구입이 가능한 주택가격도 하락했다. 한은이 금리 인상을 시작했던 2021년 3분기엔 4억7775만원이었으나, 1년만인 작년 3분기엔 4억2295만원으로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