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투성이’ 12살 초등생 사망
학대한 계모·친부 구속영장
온몸에 멍이 든 채 숨진 초등학교 5학년 A군이 지난해부터 지난 7일까지 99일동안 학교에 출석하지 않았지만, 교육부 매뉴얼은 장기 결석에 대해 대면 상담이나 가정 방문을 의무화하지 않았던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정 내 아동학대 가능성이 증가했던 만큼 보다 촘촘한 매뉴얼이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이날 초등학생 의붓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계모와 친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9일 인천교육청에 따르면 A군은 지난해 3월 2일부터 지난 7일까지 99일 동안 학교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 중 37일은 가정학습, 20일은 체험학습으로 인한 출석 인정 결석이었다. A군의 부모는 가정학습과 체험학습은 ‘교외체험학습’의 일종으로 최대 가능한 사용일수인 57일을 모두 사용하게 했다. 이밖에 질병 결석 10일, 코로나19 결석 3일도 있었다. 출석 인정 결석을 최대한으로 사용하자 A군의 친부 B씨(40)와 부인 C씨(43)는 지난해 11월 24일부터 ‘홈스쿨링’을 이유로 아이를 미인정 결석(무단결석) 시켰다. A군은 전체 수업일수 200여일 중 절반 가까이 학교에 나오지 않은 셈이다.
교외체험학습 가능일수는 코로나19를 거치며 대폭 늘어났다. 인천교육청의 경우 2020년 3월 교외체험학습 이유에 ‘가정학습’이 추가되며 기존 14일에서 최대 28일로 늘어났다. 지난해 3월에는 코로나 위기·심각 단계에 57일까지 교외체험학습을 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A군과 부모에 대한 교사 대면 상담은 1회에 그친 것으로 파악된다. 미인정결석이 장기화되면서 지난해 12월 1일 담임교사는 학교에서 학생·학부모와 1차례 상담했다. 이후 12월부터 1월까지 3차례 통화를 했다. A군 사망 전날인 6일에도 통화를 했지만 사고를 막지는 못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인천교육청은 지난해 6월 기준, 매뉴얼을 통해 5일 이상 장기 체험학습을 한 학생에게 담임교사가 주 1회 이상 통화하도록 했다. 미인정결석의 경우 담임교사가 대면 또는 전화 상담을 한 이후 월 1회 인천교육청에 보고하도록 돼있다.
11월 무단 결석 이전에도 수십차례 결석을 한 것도 학대 의심 정황이라는 것이 일선 교사들의 의견이다. 전라북도에서 근무 중인 50대 교사 D씨는 “여러 이유가 있어도 50일 이상 학교에 오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라면서도 “현실적으로 명확한 흔적이 있지 않은 이상 교사가 적극 대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한달 이상 결석이 지속될 경우 아동복지법상 ‘교육적 방임’에 해당될 수 있다. 매뉴얼을 지켰다고 해도 전화 통화만으로는 학대를 알아내기 어렵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장기 결석의 경우에도 교사와 아동학대전담 공무원이 함께 상담에 참여해 교사의 부담을 줄이는 등 매뉴얼을 고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 아동학대 관련 교육부 자체 매뉴얼이 만들어진 만큼 현장에 맞게 매뉴얼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아동학대 조기 발견 및 예방을 위해 교육청, 지방자치단체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미인정결석 가이드북에서는 미인정 결석 당일이라도 유선 등으로 학생의 소재 확인이 되지 않을 경우 가정 방문을 하도록 돼있다”며 “3~6일 유선 이후에도 출석을 하지 않거나 소재 확인이 안되면 주민센터 공무원 또는 경찰관 협조를 받아 가정 방문한다. 이번 사건 계기로 보완점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영 기자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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