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건설 현장 지대추구 행위는 폭력”이 철학

‘건폭 근절’ 지시엔 만연한 건설 현장 불법들이 배경

불법 행위 대부분이 ‘自노조원 채용 강요’에서 비롯

대통령실 “핵심 국정 철학인 ‘공정’에 정면으로 위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1. 2021년 3월 전북 완산구의 한 공동주택 신축공사현장.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건설산업노조 타워크레인 분과 소속 여성 조합원 A씨는 작업을 위해 타워크레인에 오르던 중 다른 노조 남성 조합원 약 5명과 마주쳤다. 남성 조합원들은 자신들이 소속된 노조 조합원의 채용 요구를 위해 A씨를 타워크레인에 오르지 못하게 막았고, A씨를 지상 10m 높이 타워에서 떨어뜨리기 위해 신체를 여러 차례 짓눌렀다. A씨는 이들을 살인미수, 폭행, 성폭행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2. 2022년 12월 한국노총 연합건설노조 강원본부장 B씨는 충주시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하도급사를 상대로 자기 조합원의 채용을 요구했지만 성과 없이 종료됐다. 이에 B씨는 공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이미 고용된 펌프카 차주에게 작업 중단을 강요했지만 펌프카 차주는 이를 거절했다. B씨는 펌프카 차주를 노조 차량에 태우고 흉기를 들이대며 공사 중단을 협박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건폭(건설 폭력)’ 근절 드라이브에 속도를 내는 데에는 실제 건설현장에서 만연한 불법 행위들이 윤 대통령의 핵심 국정철학인 ‘공정’과도 충돌한다는 점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현장 불법 행위 근절은 윤석열 정부가 3대 개혁과제 중 하나인 노동개혁의 핵심과제기도 하다.

헤럴드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그간 건설현장에선 ▷조합원 채용 강요를 위한 작업 거부 및 공사방해 ▷폭행·협박 및 재물손괴 ▷횡령 ▷부당한 금품 요구·수수 ▷인력과다 투입 ▷건설현장 및 시설점거, 고공농성·출입방해 등 다양한 불법 행위들이 있어 왔다.

살인미수나 흉기 협박 등을 비롯한 건설노조의 수많은 불법 행위의 공통점은 ‘채용 강요’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고작 10명이 필요한 작업에 25명을 투입하며 일을 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인건비 지급을 요구하거나, “우리 조합원을 채용하지 않으면 기존에 운영하던 타워크레인을 중지하고 현장 위법 사항을 신고할 것”이라고 압력을 넣는 식이다. 또 지난해 5월 자기 노조원들의 채용을 강요하며 현장 작업을 거부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건설노조 소속 간부는 이로 인해 고용노동부로부터 과태료를 부과받았지만, 이에 불복해 법정싸움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2021년에는 한 전국연합건설현장노조 위원장 등이 수도권 내 20여개 건설현장을 돌며 안전조치 위반 사항 신고를 빌미로 협박과 공사방해를 했고, 일을 하지 않은 노조 간부의 임금을 받아 총 3억2000만원가량을 갈취하는 사례도 있었다.

윤 대통령은 평소 “건설현장에서의 지대추구 행위는 폭력과 다름없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건폭’이라는 신조어도 윤 대통령의 이러한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10일 오전 참모들과의 회의에서도 “미래세대인 청년들의 일자리, 청년들의 미래를 가로막는 채용 장사, 불법, 갈취, 폭력 등 국민을 힘들게 하고 약자를 더 어렵게 만드는 불법 건설 폭력에 대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엄단할 것”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그간 강성 기득권 노조의 불법행위로 청년세대의 기회가 박탈된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해왔다. 윤 대통령은 “채용 장사”라는 표현까지 쓰며 “이런 노조가 정상화되면 우리 기업 가치도 저절로 올라가고 일자리 또한 엄청나게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는 ‘공정 회복’을 통한 청년·서민층의 여론을 뒷받침으로 ‘노동개혁’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미래 세대인 청년과 국민의 삶을 어렵게 만드는 가로막는 채용 장사, 불법, 폭력 등에 대한 대통령의 엄단 의지가 굉장히 강하다”며 “이러한 부분은 대통령의 핵심 국정 철학인 ‘공정’과도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po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