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측 구조조정으로 일방적 해지 통보

대체매장 약속 미이행…H&M,150억 손배소 제기

법원 “임대차계약 갱신 지연, 통제 밖 사정 아냐”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스웨덴 의류업체 에이치앤엠(H&M)이 이랜드리테일의 임대차계약 중도해지로 인한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32억원 배상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6부(부장 황순현)는 에이치앤엠이 이랜드리테일을 상대로 낸 손해배송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랜드리테일이 에이치앤엠에게 32억35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이랜드 측은 에이치앤엠과 2015년 6월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NC백화점 평촌점 1·2층 일부 공간에 대해 임대차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이랜드는 매장을 2017년 11월 제3자에게 매각할 계획이라며 2016년 6월 중도해지를 통보했다. 그룹의 대규모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동산투자신탁(리츠)을 통해 보유하던 평촌점을 1300여억 원에 매각하게 됐기 때문이다.

에이치앤엠은 계약위반을 문제 삼으며 손해배상안을 요구했고 이랜드 측은 NC백화점 안산고잔점에 2018년 1월 1일까지 대체매장을 마련해주고, 18억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4개월 뒤 이랜드 측은 약속한 매장을 인도하기 어렵다고 통지했다.

이에 에이치앤엠은 150억원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이에 이랜드 측은 “합의 체결 이전부터 NC백화점 안산고산점의 각 구분소유자들과 체결한 기존 임대차계약의 갱신이 어려울 수 있다고 고지했고, 어려움이 현실화 돼 인도가 지연된 것이므로 귀책사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랜드리테일은 2018년 1월 1일까지 에이치앤엠에 매장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랜드 측이 이행의 어려움을 사전에 고지한 사실은 있으나 “임대차계약 갱신이 지연된 것은 대체로 임대료를 비롯한 임대차 조건에 간해 이견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이랜드 측의 통제영역 밖 사정이라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양사 임대차계약의 ‘총수익’은 2016년 평촌점 매장의 영업이익(6억 1000여만원)을 기준으로 삼았다. 재판부는 영업이익에 남은 계약기간(10년 7개월)을 곱한 뒤 50%를 감액한 금액을 배상하라고 판단했다. 에이치앤엠이 다른 대체매장에 필요하다고 보이는 합리적 기간을 초래했기에 약정 상 손해배상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공정성을 잃은 결과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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