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시민들 일본산 수산물에 회의적

‘방사능 오염’ 등 건강상 위험 우려

상인들 “국내 유통되는 일본산 수산물도 잘 안 팔려”

“가격 경쟁력 있어도 안 사가면 무의미…도매 안 할 것”

23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해산물. 김영철 기자
23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해산물. 김영철 기자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팔릴 걸 내놔야죠. 사가지도 않을 걸 왜 내놓겠습니까.”

23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건물 2층에서 해산물을 판매하는 김모 씨는 ‘일본산 수산물’은 따로 판매하지 않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아직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선 ‘방사능’에 노출돼 위험하다는 인식이 만연하기에 사람들이 잘 사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당시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이 ‘멍게’를 다시 수입할 것을 요청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오면서 때 아닌 ‘멍게’ 논란이 불거졌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산 멍게 수입량은 3025톤(656만 달러)으로 전체 멍게 수입량의 99%를 차지한다. 다만 여기에는 후쿠시마, 미야기, 아오모리 등 원전사고 주변 8개 현에서 잡힌 멍게는 포함이 되지 않는다. 정부가 2013년부터 이들 현에서 나오는 모든 어종의 수입을 금지하면서다. 후쿠시로 회장의 요청은 2013년 이후 수입 금지 조치를 해제해 달라는 것이다. 미야기 현 등에서 잡히는 멍게의 70%는 한국으로 수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멍게 논란’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오히려 상기시키는 꼴이 되고 있다.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은 후쿠시마 산 멍게 수입 재개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는데서 더 나가, 일본산 수산물 자체에 대해서도 손사래를 치고 있다.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멍게등 해산물을 팔고 있는 이모 씨는 헤럴드경제와 만나 “가격 경쟁력이 있다 해도 손님들이 사가지 않을 것 같으면 도매하지 않을 것”이라며 “매일 오전 3~4시마다 진행하는 도매 현장에서도 일본산은 가급적 구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23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상인들이 해산물을 판매하는 모습. 김영철 기자
23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상인들이 해산물을 판매하는 모습. 김영철 기자

상인들은 아직 일본산 어패류를 판매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이다. 건강상의 이유로 일본산 해산물을 구매하는 것을 주저하는 시민들도 더러 보였다. 김씨는 “일본산 멍게가 들어오면 국내산보다 가격이 저렴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손님들이 사지 않으면 무의미한 일”이라고 말했다.

멍게 등의 수입조치가 풀리면 물량이 늘어나면서 수산물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가락동 수산물 시세 등을 보면 23일 기준 멍게 준 1kg당 3260원(출하가격)으로 2010년 2600원대 보다 600원 가량 올랐다. 같은 건물 1층에서 멍게 등 해산물은 팔고 있는 이모 씨도 “가격 경쟁이 있다해도 손님들이 사가지 않을 것 같으면 도매하지 않을 것”이라며 “매일 오전 3~4시마다 진행하는 도매 현장에서도 일본산은 가급적 구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노량진수산시장을 둘러보고 있던 주부 양모(58) 씨는 “국내산 해산물이 있는데 굳이 위험 부담을 안으면서 일본산 해산물을 살 이유가 없다”며 “품질이나 맛이 좋다고 해도 (일본산 해산물을) 사먹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해양수산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수품원)은 지난 16일 ‘수산물 원산지 관리체계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 수산물 원산지 관리체계를 손질해 수입 수산물 부정 유통을 차단할 계획이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