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O “5~7월 엘니뇨 가능성 60%”
7월 강수량 평년比 높을 확률 50%
올해 여름 엘니뇨 발생으로 우리나라에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통상 엘니뇨가 발생하면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강수량이 많아진다. 기후위기로 인한 이상 기후 증가 현상에 자연현상인 엘니뇨가 겹쳐 여름 물폭탄이 쏟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엘니뇨는 동태평양과 중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5개월 이상 평년 대비 0.5℃ 높게 유지되는 자연 현상이다. 특히 1.5℃ 이상 높아지면 강한 엘니뇨, 2℃ 이상 상승하면 슈퍼 엘니뇨라 부른다. 평소 우리나라에 가까운 서태평양 인근에 형성되던 고기압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한반도 인근 기압 배치와 날씨에 영향을 미친다.
23일 기상청의 3개월 날씨 전망에 따르면 올해 7월은 강수량이 평년(245.9~308.2㎜)보다 많거나 비슷할 확률이 각각 40%, 적을 확률이 20%로 비가 많이 올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6월과 8월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 50%, 많을 확률 30%, 적을 확률 20%로 전망된다. 6월 평년 강수량은 101.6~174㎜, 8월 평년 강수량은 225.3~346.7㎜였다.
주목되는 것은 엘니뇨의 발달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5월 14일부터 5월 20일까지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0.5℃ 높은 상태다. 세계기상기구(WMO)는 5~7월 엘니뇨 발달 가능성 60%로 전망하고 있다. 2019년 11월~2020년 3월 엘니뇨 발생 이후 약 4년 만의 엘니뇨다. 여름철 엘니뇨는 2015년 3월~2016년 5월 이후 약 8년 만이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7월 중순~8월 중순 남부 지방에 강수량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장마전선이 평소보다 강하고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1991년~2020년 국내 평균 장마 시작일은 ▷제주지방 6월 19일 ▷남부지방 6월 23일 ▷중부지방 6월 25일이었다. 여름 장마는 한반도 아래의 북태평양 고기압과 주변 고기압들이 부딪치며 대치하는 과정에서 수일에 걸쳐 비가 내리는 현상을 말한다.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학과 교수는 “여름철 한반도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발달하는데, 엘니뇨로 남중국해에도 강한 고기압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남중국해 고기압이 수증기를 우리나라쪽으로 몰고오며 비가 많이 내린다”고 설명했다. 남중국해 고기압이 강해지면서 북태평양 고기압과 평소보다 강한 대치를 형성하고, 바다위 고기압 가장자리에 위치한 수증기가 한반도로 유입돼 장마로 인한 비가 평소보다 많이 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다른 기후 전문가는 “엘니뇨 영향으로 남부 지방 장마가 평소보다 3~4일 정도 빨라질 가능성도 있어보인다”며 “장마 전선을 만드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북쪽으로 계속 이동해야 장마 전선이 해소된다. 그런데 (엘니뇨로) 중태평양, 동태평양에 고기압이 발달하면 북서태평양에는 상대적으로 저기압이 발달해 고기압이 밀고 올라가는 힘이 (평소보다) 약해져 남부 지방에 비가 많이 내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엘니뇨는 ‘슈퍼 엘니뇨’로 발달할 가능성도 크다. 엘니뇨는 봄~여름철에 발달하기 시작해 겨울에 영향력이 가장 커진 뒤 이듬해 소멸하는 패턴을 가진다. 그런데 올해는 당초 예상했던 6~8월보다 한달 빠른 5월부터 엘니뇨가 발생하고 있어, 9~10월 강한 엘니뇨 이후 슈퍼 엘니뇨로 발달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이 경우 지구 온난화로 인한 지속적인 온도 상승과 엘니뇨가 겹쳐 지구 평균 기온이 급격히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WMO는 지난 17일(현지 시간)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기온이 1.5℃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기존 50%에서 66%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기존 지구 온난화 추세에 엘니뇨가 겹쳐 전세계에 이상 기후를 폭증시킬 것이라는 전망이다.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엘니뇨 현상이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와 결합해 지구 온도를 미지의 영역에 밀어넣을 것”이라며 “지구상 가장 더웠던 해는 2016년인데 기록이 5년 이내에 깨질 확률이 98%”라고 경고했다.
박지영 기자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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